5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 국채금리 급등 등 혼돈
뉴욕증시가 26일 시장 금리 급등과 ‘킹달러’로 인한 금융시장 혼돈 속에 또다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9.60포인트(1.11%) 떨어진 29.260.81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 1월4일 전고점에서 종가 기준으로 20% 이상 급락해 약세장(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했다. 먼저 진입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와 함께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약세장에 들어선 것이다.
S&P 500 지수는 38.19포인트(1.03%) 내린 3,655.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00포인트(0.60%) 내린 10,802.9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가장 대표성 있는 지수로 꼽히는 S&P 500 지수의 이날 종가는 지난 6월 16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3대 지수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속수무책인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던 뉴욕증시를 다시 끌어내린 것은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과 미 국채 금리 급등세였다. 미 달러화 초강세에 영국의 감세 정책이 맞물려 파운드화는 이날 한때 사상 최저인 1.03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비상 회의를 열어 긴급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점쳤다.
강달러 자체가 시가총액이 높은 주요 상장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강달러 탓에 달러화로 표기되는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강달러 추세는 이미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기반한다. 같은 이유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한때 3.9%를 돌파, 2010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기준금리에 더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4.3%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과도한 금리인상이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미국 주식 최고전략가인 마이클 윌슨은 “미국 달러의 힘은 역사적으로 일종의 금융·경제적 위기로 이어진 바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