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커뮤니티 어포더블 론 솔루션’ 출시 발표
다운페이·클로징 비용 없고 크레딧 기준 낮춰
한인 등 소수계 인종을 대상으로 한 특별 모기지 상품이 금융권에서 출시되고 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크레딧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다운페이도 없어 부담 없이 집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 초입에 진입한 만큼 현명하게 관련 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커뮤니티 어포더블 론 솔루션’(Community Affordable Loan Solution)이라는 새로운 모기지 상품을 발표했다. 해당 솔루션은 소수 인종 전용 상품으로 BOA 본사가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을 비롯해 LA와 텍사스주 달라스,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등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과 흑인, 라티노 등 소수계 인종 비율이 절반 이상인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계 첫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다.
BOA는 “주택 소유는 개인과 가족의 자산증가에 큰 역할을 한다”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소수계의 주택 소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은 빠르면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커뮤니티 어포더블 론 솔루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달리 각종 장벽들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BOA 발표에 따르면 일반 모기지 가입할 때 필수인 다운페이가 없다. 금융업계의 다른 관련 상품들은 대출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최소 20% 이상 선납금을 받는데 이를 혁신적으로 없앤 것이다. 여기에 더해 클로징 비용도 받지 않고 크레딧 기준도 낮춰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BOA는 신청자들이 제출하는 각종 기본 서류(렌트, 유틸리티, 자동차 보험 등)를 통해 상환 능력을 확인하고 사전에 관련 금융 교육 프로그램 이수도 의무화할 계획이다.
소수계 전용 모기지 상품 출시는 다른 주류 은행으로도 번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시장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주택 구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상품이 필수기 때문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국 전체의 인종별 주택 소유율은 백인이 72.1%인 반면 히스패닉과 흑인은 각각 51.1%와 43.4%에 그치고 있다. 이는 잠재적인 고객이 백인이 아니라 소수 인종 중에 훨씬 더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상품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경우 소수 인종들의 주택 소유율 자체를 끌어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다운페이가 없다는 것은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하는 대출 비용이 커짐을 의미하는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현 경제 상황에서 실직을 할 경우 상품에 가입한 사람은 큰 리스크에 몰릴 수 있다. 초기에는 집을 구입한 것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만 얼마 안가 페이먼트에 차질이 나타나 주택 차압을 당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본격 가격 하락 초기 진입 신호가 나타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프로그램 출시를 기회라고 생각해 무턱대고 집을 샀는데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매수자는 피해를 보고 부동산 셀러와 은행에만 좋은 일을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