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600만 폐사, 공급 급감에 가격 치솟아
올해 추수감사절에 터키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면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로 추수감사절 식탁 물가가 오르는 데다 터키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추수감사절용 터키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터키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추수감사절용 터키 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돼 추수감사절 식탁 물가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난 2일 보도했다. 가격이 비싸질 뿐 아니라 공급 부족에 터키를 원해도 살 수 없는 ‘터키 파동’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WSJ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용 터키 가격 급등 전망은 조류독감에 의한 수량 감소에 따른 탓이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조류독감은 전국 39개주에서 발생해 4,000만 마리의 가금류가 폐사했다. 이중 600만 마리가 터키다. 폐사 규모로는 두번째에 해당될 만큼 피해가 크다. 게다가 최근 캘리포니아주와 미네소타주에서 신규 조류독감 사례가 발생해 1~2달 내에 유행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류독감 여파로 터키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터키 가격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터키 가슴살의 경우 올해 들어 파운드당 6.50달러선을 넘어섰다. 2년 전 2달러선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급등한 셈이다.
터키 가격은 5년 평균치에 비해 현재 57%나 상승해 있다. 이미 사상 최고치다. 여기에 신규 조류독감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올해 추수감사절 터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터키 공급량 감소 현상은 가공업체의 매출 감소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두 번째 규모가 큰 ‘호멜 푸드’(Hormel Foods)는 5~7월 3개월 간 터키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 전년에 비해 30% 매출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연방 농무부는 터키 공급량 감소는 올해 3분기에도 이어져 전년에 비해 7%에 해당하는 2,000만 파운드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류독감이 확산되기 전에 터키 농가들이 이른 시기에 판매에 나선 것이 공급량 감소로 나타난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터키 공급량이 부족하다 보니 소매체인 업체들도 터키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예상 판매량을 충족할 수 있는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 번째 큰 규모의 ‘카길’(Cargill)은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포장당 터키 수를 줄이는 대신 포장을 늘리는 방법을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이 부심하고 있다.
<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