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회 ‘인플레 감축법안’ 포함 전기차 혜택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한인들 사이에서도 전기차 구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에 대한 택스 크레딧 인센티브가 상당폭 확대될 예정이어서 전기차 구입 희망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지난 7일 연방 상원을 통과한‘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전기차에 대한 택스 크레딧 확대 규정들이 대폭 포함됐기 때문이다. 인플레 감축법안에 따른 전기차 구입 혜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와 적용 조건 및 전망 등을 정리한다.
■혜택 내용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포함된 전기차 구입자들에 대한 택스 크레딧 혜택과 조건은 매우 다양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새차에 대해서는 7,500달러, 그리고 중고차에 대해서는 4,000달러까지의 연방 택스 크레딧이 적용된다. 특히 이같은 택스 크레딧은 이번 법안에 따라 세금보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딜러에서 구입할 때 즉각 적용이 가능해 그만큼 전기차 구입 가격을 할인받는 효과를 주게 된다.
또 100% 전기차 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택스 크레딧 혜택이 확대 적용된다. 즉, 이전까지는 배터리 용량이 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만 택스 크레딧이 적용됐었지만, 이번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확정되면 배터리 용량이 7kWh 이상인 모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 택스 크레딧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차량 가격 및 소득 조건
이같은 택스 크레딧이 모든 전기차들과 모든 구입자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차량 가격과 개인 소득 수준에 따른 제약이 있다.
일단 전기차 택스 크레딧을 받으려면 차의 가격(MSRP)이 승용차 모델은 5만5,000달러, SUV·트럭·밴 모델은 8만 달러를 넘으면 안 된다. 즉 럭셔리 전기차들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중고 전기차의 경우도 최고 4,000달러의 택스 크레딧을 받으려면 차 가격이 2만5,000달러를 넘지 말아야 한다.
또 구입자의 세금보고 상의 개인 연소득이 15만 달러(부부합산 보고시 30만 달러) 이하인 경우에만 택스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즉 연소득 15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들은 택스 크레딧 없이 제값을 주고 전기차를 사야 한다.
또 하나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따라 바뀌는 점은 그동안 각 자동차 제조사별로 규정됐던 택스 크레딧 적용 차량 상한선이 2023년부터는 폐지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적용됐던 20만 대의 상한선이 내년부터는 없어지면서 차량 가격과 구입자 소득 조건만 맞으면 내년부터는 각 제조사들이 텍스 크레딧 혜택 적용을 받는 전기차를 무제한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제약은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또 차량 가격 및 개인 소득 뿐 아니라 해당 전기차의 부품과 배터리가 어느 나라에서 제조됐느냐에 따라 택스 크레딧 적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점도 주의해야 한다. 즉, 미국내 생산 전기차들을 위주로 택스 크레딧을 주도록 한 것으로, 특히 중국에서 배터리나 주요 부품들이 제조된 전기차는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구체적으로 배터리의 경우 2023년까지 구성요소의 50%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이 기준을 80%까지 끌어올리도록 했다. 핵심광물은 미국산 비율을 2023년까지 40%를 시작으로 매년 10%포인트씩 올려 2027년부터는 80%에 도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차량들이 택스 크레딧 적용 대상인지는 향후 연방 정부가 각 제조사들이 밝히게 될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브랜드와 미국 내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브랜드들은 택스 크레딧 적용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전기차 여전히 비싸
하지만 이처럼 확대된 혜택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전기차들은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이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8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NYT는 수년 전 분석가들은 전기차가 곧 개솔린차 만큼 저렴해 질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작년 6만6,000달러로 모든 신차종 평균가보다 2만달러 가량 비쌌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워낙 높아 사실상 매진된 모델이나, 오래 기다려야하는 모델도 나오고 있다며, 전기차 회사는 예산에 민감한 구매자를 고려할 이유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나마 저렴했던 모델들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중고차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인기 모델들의 경우 새차 가격보다 수천달러 더 비싼 경우도 있는 상황이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