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ㆍ항체 회피 능력 증강
지난해 11월 남아공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오미크론 변이는 올해 초부터 세계 곳곳에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오미크론은 원조 신종 코로나보다 확산 속도가 훨씬 빨랐고, 앞서 출현한 다른 어떤 변이보다 돌파 감염을 더 많이 유발했다. 자연 감염으로 면역력이 생긴 사람이나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이나 오미크론에 뚫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미크론의 이처럼 막강한 전파력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오미크론 이전의 코로나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았다.
그런데 오미크론의 경우 뉴클레오캡시드의 돌연변이가 강력한 전파력과 면역 회피 능력의 원천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글래드스턴 연구소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과학자들이 함께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9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글래드스턴 연구소의 멜라니 오트 박사와 UC 버클리의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오미크론과 같은 돌연변이를 가진 유사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계통 상위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때의 2배가 됐다. 그런데 오미크론과 같은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염력이 무려 30배로 강해졌다.
항체의 중화 능력은 mRNA 백신 접종자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하지만 mRNA 백신도 델타 변이나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mRNA 백신을 맞고 4주 내지 6주가 지난 사람(실험군 규모 38명)의 혈장은, 오미크론에 앞서 나타난 ‘선조 변이’(실제론 유사 바이러스)에 비교적 높은 중화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델타 변이엔 3분의 1, 오미크론엔 15분의 1로 항체 중화 능력이 떨어졌다. 존슨앤드존슨 백신을 맞은 접종자나 자연 감염 회복자의 혈장은 ‘선조 변이’에 대해 mRNA 백신보다 낮은 중화 능력을 보였고,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선 거의 차이가 없었다. 또 화이자 3차 백신을 맞고 2주 내지 3주가 지난 8명의 피험자는, 모든 변이에 대해 감지할 정도의 중화 항체가 존재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을 중화하는 항체 수치는 다른 변이 중화항체의 8분의 1에 불과했다. 기존 코로나 백신으론 제조사와 유형에 상관없이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