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원천 차단하라” 연방통신위 의무화 조치
불법 로보콜(자동녹음전화)에 의한 스캠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 정부가 전화통신업체에게 불법 로보콜 송신의 원천 차단 의무를 명령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그간 불법 로보콜에 대해 취해진 일련의 조치들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명령 조치가 실제적인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전화통신업체들에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로보콜의 송신을 차단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FCC의 로보콜 대응팀 명의로 21일 공개된 성명서에 따르면 미국 내 전화 및 음성 통신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불법 로보콜의 송신을 차단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불법 로보콜 송신 차단 현황을 FCC에 보고해야 한다.
제시카 로젠워셀 FCC 위원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인내에 한계점을 넘어섰다”며 “본인 역시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말해 불법 로보콜 차단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FCC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에서 불법 로보콜 피해가 급증하자 나온 것이다. 로보콜은 컴퓨터에서 자동으로 미리 저장된 전화번호 또는 불특정 전화번호로 무작위 전화를 걸어 미리 녹음된 음성 내용을 내보내는 전화다. FCC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불법 로보콜은 80억통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중 최근 들어 기승을 부리는 불법 로보콜은 차량 워런티 재갱신을 가장한 스캠으로 차량 워런티를 재갱신하면 현금 리베이트와 함께 오일 교체나 무료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속여 응답 전화를 요구한다. 심지어 수신자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언급할 정도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차량 워런티 재갱신 로보콜로 발생한 피해 건수는 1만2,000건으로 전년인 2020년 7,600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요구하거나 크레딧카드 정보 또는 의료보험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로보콜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불법 로보콜 송신의 원천 차단 명령의 실효성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몇 년 사이에 FCC는 불법 로보콜과 관련해 일련의 감소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게 이유다.
로보콜 차단 소프트웨어 업체인 ‘유메일’에 따르면 FCC의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인이 받은 로보콜이 483억건에 달했으며 올해 6월에만 43억건이 발송돼 전월에 비해 8.5%의 증가세를 보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