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가 시작된 중국이 내년 ‘인구 1위’ 국가 자리를 인도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저출산으로 세계 인구 증가율이 1950년 이후 처음으로 1%를 밑도는 가운데 인구 문제가 전 세계를 저성장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엔이 11일(현지 시간) 공개한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인구가 약 7만 6000명 감소하는 반면 인도는 970만 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두 나라의 인구가 각각 14억 명가량임을 고려하면 2023년에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인구 최다국이 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출생률은 여성 1명당 1.15명으로 이미 저출산이 고질화한 일본(2.1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지만 인구 감소세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보고서는 “2040년대 중반이면 중국 인구는 1년에 약 600만 명씩 줄고 2050년대 후반에는 감소 규모가 연간 1200만 명을 넘을 것”이라며 “세계 61개국 가운데 중국의 인구가 가장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인구 증가 속도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보고서는 2020~2021년 2년 동안 세계 인구 증가율이 1% 미만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50년 이후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유럽의 인구 감소 폭은 210만 명을 넘었다. 일본과 한국·중국 등이 있는 아시아도 인구 감소 지역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내년 인구 1위국이 될 인도의 출산율은 2.0명으로 이 역시 인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준인 2.1명보다 낮다.
반면 고령화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2030년에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10억 명, 80세 이상은 2억 1000만 명으로 2010년의 2배가 된다. ‘인구 대역전’의 저자 찰스 굿하트 영국 런던정경대 명예교수는 “인구 감소국에서는 ‘생산성 기적’이 없는 한 경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 인구는 올 11월 중순 80억 명으로 증가한 뒤 2080년 104억 명까지 늘어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엔은 2050년까지 인구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