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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좋은 관계를 위한 첫걸음

지역뉴스 | | 2022-07-06 11:13:02

이동욱, 심리상담,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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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임상 심리학 박사)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먹고 살만하고 대체로 건강하다고 가정한다면 좋은 친구, 동료, 가족이 아닐까? 직장인들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민을 할 때가 있기도 하지만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인간 관계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힘든 프로젝트가 있어도 동료와 상사가 든든히 받쳐주면 웬만한 것은 해낼 수 있다. 반대로 헐뜯는 동료와 윽박지르는 상사는 잠을 못이루게 하는 원인이 된다. 직장 문제로 상담가를 찾는 경우에 과중한 업무 보다는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부부 관계가 좋으면 어려운 일이 생겨도 거뜬히 견디어 낸다. 좋은 관계는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고 만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하고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으면 행복하다. 그럼 행복의 원천이 되는 좋은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 것일까?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것일까?

내담자들을 대할 때 상담가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 사람의 사연을 듣는 것이다.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듣는다.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세상의 전부인듯 집중하여 듣는다. 색안경 쓰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듣는다. 공감하며 전심으로 듣는다. 

해결책이나 조언을 내심 생각하며 듣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서 듣는다. 물론 대담자의 말을 경청하면서 전문가는 수많은 가설과 질문을 만들어 내고 또 동시에 적합한 이론을 세우고 구조화하면서 우선 순위를 세워간다. 실제로 상담 전문가로서 “듣기”는 복잡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행위이다. 선천적으로 가진 능력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기술이다. 언젠가 어떤 분이 상담가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내게 면담을 요청한 기억난다. 한시간이 지나는 동안 나는 거의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일방적인 쏟아붙기가 끝나고 이렇게 본인 스스로 결론을 맺었다. 매일 재미있는 인생 스토리를 듣는게 매력적이라며 본인은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이니 상담일이 적격일거라 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대화의 중요한 요소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안다. 소통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강연이나 자기 계발 서적은 어김없이 듣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연구에 의하면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내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를 고민하는데 훨씬 많은 뇌의 용량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대화를 하다보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조심하지 않으면 자기 중심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내 입장, 내 의견이 옳고 훨씬 중요하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정신 분석의 용어를 빌리지 않아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상대의 단점과 틀린 것을 알아내는 것은 바로 내가 옳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나의 우월성과 연결이 되고 결국 이것은 기분을 좋게 한다. 그것도 은밀하게 말이다. 듣는 기술을 연마하는데 가장 쉽고도 기초적인 한가지 기술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미리 짐작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이나 생각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성급하게 투사하지 않도록 하는 듣기의 첫걸음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모는 부모대로,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목사님은 목사님대로, 친구는 친구대로 가진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저녁 식탁에서 고등학생 아들 녀석이 자랑 겸 걱정을 털어놓았다. 다음 주에 학급 전체를 상대로 강의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군부대에서 사병들을 수십년간 가르친 경험을 가진 아버지는 이 기회에 아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비법을 전수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들아, 군대에서는 이렇게 훈련하고 지도한단다” 아버지는 대화를 시작했다. “일단은 행동으로 직접 옮길 수 있는 목표를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면 학생들이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수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만큼의 숙련도를 성취해야 하는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 기억해라. 교육 과정은 그 무엇보다도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학생들이 직접 연습하고 해볼 수 있도록 말이다.” 아버지는 자랑스럽게 마무리지었지만 아들은 별로 감동된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나서 말했다. 

“아버지, 그건 잘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무슨 소리냐. 분명 잘 통할거다. 걱정 마라, 항상 잘됐어. 그런데, 왜 안 통할거라 생각하니?”

“그게 말이죠” 아들은 대답했다. “제가 성교육을 맡았거든요.” 잘 듣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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