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해피페이스 '가장 못생긴 개' 우승…입양 홍보 취지
심사위원 만장일치…"장애 극복한 과거 놀랍다"
삐죽삐죽 자란 머리털, 길게 늘어진 혀, 앙상한 뼈마디를 가진 17세 노견이 학대에 시달리던 과거를 딛고 '가장 못생긴 개' 선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마치 하이에나를 떠올리는 외모에다 선천적 장애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노견은 새집으로 입양돼 따스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못생긴 개라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취지를 널리 알리는 '견생역전'의 대명사가 됐다.
25일 AFP 통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에서 열린 '2022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개' 대회에서 '차이니스 크레스티드' 종인 '미스터 해피 페이스'가 만장일치로 1위를 차지했다.
해피 페이스는 지난해 애리조나주에 사는 41살 음악가 제네다 베널리 집으로 입양됐다.
베널리는 "팬데믹 시기 동안 아기를 갖거나 개를 입양하고 싶었다"며 "아이를 갖는 것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개를 입양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시 개를 입양하러 보호소를 방문했을 때 건강 문제가 있는 노견에 대해 듣게 됐다고 했다.
보호소 직원은 "(개가) 너무 못생겨서 근친교배로 태어났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했다.
베널리는 직원이 데리고 온 해피 페이스와 마주쳤을 때 "듣던 대로 확실히 나이가 있으면서 두 번째 기회가 필요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생명체를 봤다"고 떠올렸다.
그전까지 해피 페이스는 동물을 방치하는 집에서 학대에 시달리며 끔찍한 나날을 버텨야 했다.
이 때문에 똑바로 일어서거나 걷기 힘들어했고 머리는 한쪽으로 삐뚤어져 있다.
당시 수의사는 해피 페이스의 건강 상태가 나빠 몇 주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베널리는 "사랑과 친절, 그리고 입맞춤으로 해피 페이스가 단명할거란 예상을 물리쳤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해피 페이스의 취미는 "자고, 코 골고, 잠꼬대하고, 행복할 때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대회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해피 페이스가 챔피언이 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 심사위원은 "해피 페이스가 우승할 자격이 있다는 점은 분명했다"며 "이 개가 과거 삶에서 모든 장애물을 물리적으로 극복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대회에서 우승한 개와 주인은 1천500달러(약 194만원) 상금을 획득하고 NBC방송의 '투데이'에 출연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하게 된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2021년 취소된 이후 올해 3년 만에 열렸다.
이 대회는 1970년대부터 약 50년간 이어진 대회로 모든 동물을 사랑하고 입양을 장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 "품종과 크기에 관계없이 모든 개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우리의 삶을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채웠다"며 "이 대회는 모든 개를 특별하고 유일무이하게 만드는 불완전성을 축복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