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스 제품 긴급공수, 내주까지 LA 전역 매장에
미국의 분유 대란이 수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해외 분유 긴급공수 작전에 따라 추가로 수입된 분유 9만5,000통이 지난 12일 LA 국제공항(LAX)에 도착, 남가주 지역의 분유 부족사태에 일부 숨통을 틔일 수 있게 됐다고 CBS가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이날 LAX에 화물기 편으로 도착한 분유는 호주의 ‘법스(Bubs)’사 브랜드 제품으로, 이들 제품 9만5,000통은 남가주 지역 랠프스와 푸드 포 레스, 본스, 파빌리온스 마켓에 배부돼 다음주까지 매장에서 팔리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같이 분유대란 속에 해외 분유 수입이 진행되면서 그동안 미국 분유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애벗사의 ‘시밀락’ 브랜드와 레킷벤키저사의 ‘엔파밀’ 브랜드의 분유시장 독과점 체제에 금이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 와중에 미국 내 분유 스타트업들과 외국의 분유 기업들이 점유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내 최대 단일 분유 구매처로서 애벗과 레킷벤키저를 사실상 지원하는 WIC(연방 농무부 여성·영유아 특별 영양섭취 지원 프로그램)가 없어지지 않는 한 독과점 해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2일 월스트릿저널(WSJ)은 지난 2월 미국 최대 분유 제조사인 애벗의 미시간 공장 폐쇄 이후 야기된 시장 변동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짚었다. 당시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분유를 먹은 아기 2명이 박테리아 감염으로 숨지자 본격적인 조사와 함께 공장 가동 중단 명령을 내렸고, 애벗 역시 분유를 리콜했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수개월째 미국 분유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애벗 시밀락의 5월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은 이전의 절반 수준인 약 20%로 내려앉았다. 반면, 이 기간에 애벗의 최대 라이벌인 레킷벤키저의 엔파밀과 네슬레의 거버는 공식 판매량이 각각 50%, 15% 가까이 늘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도 각각 28%, 10%로 뛰었다.
이외에 미국 분유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신규 기업들도 등장했다. 올해 초부터 펜실베니아 공장에서 분유 생산을 시작한 스타트업인 바이하트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론 벨데그룬은 “분유 대란 속에서 사업을 시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공급량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연방 정부의 적극적인 수입 정책으로 영국에 본사를 둔 켄들 뉴트리케어, 프랑스의 다농, 호주의 법스 등도 미 분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벗과 레킷벤키저는 분유 증산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