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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어린아이로 돌아가버린

지역뉴스 | | 2022-06-13 09:50:24

수필,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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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마음조차 길 떠나고 없는데 푸른 눈물 고인  파란 하늘에

구름 한점 서성이다

아버지 , 나의 아버지

그리움 찾아 길 떠납니다.

 

무수한 별들 헤치며 별밭을 헤매며

 세월이  흐른다 해도, 몇세기가  지난 뒤에도

나는 당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마음을 잃은 날

푸른 솔 고목에는 당신 마음이 보입니다

거칠은 당신 손등같은 솔을 껴안고 

아버지,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내가 마음을 잃은 날

당신은 내게 잃은 꿈  챙겨주시며

괜찮다, 괜찮다,

등 도닥이시던 , 당신 마음이 보입니다

 

어느날 내가 이세상 떠난다해도

나는 압니다, 어느행성  별들 사이 

나는 당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 , 여기에   --

당신의 그 음성을   

그 마음을  나는 압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시, 김경자  )

 

나의 방에는 오랜 세월 내 아버지 흑백 사진이  나를 지키신다. ‘어디서 살든지 정직하고 근면하면 살 수 있다’ 유언처럼 내게 그 말씀 매일마다 내 마음  챙기신다.

나의 아버지는 전남 강진 도암 첩첩산중 , 다산 정약용 선생님 유배지,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셨다. 새벽 4시면  담뱃대를 두드리기 며 온 가족을 깨우시고  논과 밭을 돌아보시고  옷이 짜도록 이슬에 젖어  돌아오셨다. 돈 한 푼 나올 데 없는 첩첩산중에서 8남매 교육을 위해 갱이처럼 굳어진 손 , 안 해본 일이 없으셨다. 바닷가에 염전을 하실 때, 30리 길을  걸어서  밤길을 헤매이던 그 밤 난 아버지를 기다리며  마당에 모닥불을 지피고 평상에 누워 하늘에 무수한 별들의 이름을 부르던 날… 그때  은하수가 쏟아질듯  밤하늘을 수놓았다. 내가 이세상을 떠난다해도 나는 별밭 사이 당신을 느낄 수 있다. 사랑만이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 그 마음이 당신을 안다.

 

마음 조차 길떠나고 없는데

눈물고인  파란 하는 구름 한점

그리운 사람 찾아 먼길 떠나네

 

고향을 떠나 오던 날

금방 돌아 올듯 올린

내 아버님께 드린 약속

오늘은  하늘 모시네

 

고향이라야 갈 곳이 없는데도

마음은 늘 고향 하늘 맴돌고

뼈가 삭은 이민자의 설은 눈물

석문산 기슭에 봄은 오고 꽃이 피어도

아버님 떠나신  한의  길에는가슴 시린 찬바람이  불고

망향의 한이 되네        ( 시, 김경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는 ‘무엇을 할지라도 성공이 희박함’ 이 학교의 생활 통지서에 적혀 있었다한다. 게으르고 내성적인 성격의 아인슈타인이 인류사에 뛰어 난 인물이 된 것은  아버지의 부드러운 관심이었다한다..

내 아버지가 내게 심어주신  근면, 성실은  이민자의 길이 보이지 않던 날,  큰 힘이 되셨다. 어린 나를 새벽 4시면 깨워서 그 큰  마당을 쓸어야만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손등이 터지고 눈이 쌓이던 날, 난 이웃집 내친구는 아버지 없는 것이 부럽기도했다. 아버지는 어느날 ‘얘야, 내가 너와 평생을  살수 없단다.’ 어느 곳에 살든지 너의 근면, 성실이 험한 세상 너를  지킬 것이다.’ 그 말씀이 오늘 나를 이민자의 삶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셨다. 세상이 변하면서 아버지 부재의 시대가 되었다.  한강에는  새벽에 아버지 울음 소리가  강물처럼 흐른다한다. 여성 천하의 시대가 되었나…  여행을 떠나도  여인들끼리  떠난다한다. 나이들어 갈 곳이 없는 나이드신 아버지는 기억의 뒷전 이다. 양로원에도  할머니 사이에  아버지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홀로 선 아버지들의 노년의 외로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세상을 떠날때 우린 사랑만을 가지고 갈 수 있다. 이생에서 다음 생으로… 몇세기가 흐른다해도 하늘 은하수 길에서도  아버지 난 당신을  느낄 수 있어요, 은하수 별들 사이에서도 나는 당신을  느낄 수 있고, 당신을 찾을 수 있어요. 나의 아버지…

 

''하얀 머리 뽑아 달라며  한개 백원이라던 --

그 시절 다 지나가고 이제 흰눈만 남았네.

,그렇게도 힘이 드냐,며 나를 위로 하시다

어느새 잠들어 버린   주름만 남았네   아버지 --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 있으면 견딜것 같아 

오래, 오래 -- 나를 지키며 그냥 곁에만  있어주세요.

활짝 웃는 모습이  어린애 같아 보여도  

아프다, 말도 못하는 사람   '이제는 내가 지켜줄께 --

어린아이로 돌아가버린 

사랑하는  내 아버지 ---

사랑해요,   내 아버지 --''  ( 임영웅 노래,    나의 아버지)

 

Happy Father's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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