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만1천명 조사 45% 응답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사무실 근무 복귀 조치를 취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미국 직장인 중 절반에 가까운 직장인들이 사무실 복귀 조치에 자발적 퇴사까지 하겠다고 답해 재택근무 고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구인난으로 요약되는 미국 노동시장의 불일치 현상이 계속되면서 ‘대퇴사’(Great Resignation)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 고수 직장인들을 놓고 미국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미국 직장인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중 절반에 가까운 45%의 직장인들은 회사가 사무실 복귀를 요구할 경우 재택근무 고수를 위해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더해 회사가 급여를 동결할 경우에도 재택근무자의 42%는 타직장으로 이직하겠다고 밝혀 재택근무와 급여 상승이 이직 여부를 가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활동이 ‘셧다운’되면서 도입된 재택근무는 이제 미국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직장 근무 형태로 자리잡았다. 연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직장인 중 22%가 완전 재택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타임으로 재택근무를 한 직장인도 17%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7%애 불과했던 재택근무 직장인 수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재택근무를 고수하려는 것은 사무실 근무를 위해 출퇴근에 소비해야 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유연한 근무 시간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소위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재택근무로 업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재택근무만으로도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재택근무 직장인들은 급여 동결 역시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재택근무에 따른 급여 상승률은 8%로 계상됐다.
재택근무를 고수하려는 직장인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데는 미국 기업들이 구인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와 재택근무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은 이제 직장인들이 고용 조건으로 근무 형태를 매우 중시한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