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에서 분유를 국가비축물자로 관리해 앞으로 있을지 모를 공급 부족에 대처하자는 정부기관 의견이 제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로버트 칼리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부와 민간 부문의 노력으로 두 달 후면 분유 공급량이 수요량을 웃돌 것이라며 "남아도는 분유를 정부가 관리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석유나 항생제 등을 국가비축물자로 관리해 비상시 공급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칼리프 국장은 그러나 개봉하지 않아도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분유를 어떻게 비축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축물자 가운데 특히 의약품은 정부가 정기적으로 안전성을 점검한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FDA가 애보트사의 미시간주 공장에 대한 안전 검사와 대응에 늑장을 부렸다고 질타했다.
리처드 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분유 문제에 대한 FDA의 표어는 무사안일이냐"고 따졌다.
칼리프 국장은 애보트 공장의 안전 문제를 고발하는 보도가 나온 뒤 제때 대응하지 못했음을 시인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애보트는 '시밀락' 브랜드로 미국 분유 시장을 상당 부분 점유하며, 지난 2월 미시간 공장에서 박테리아가 검출된 뒤 FDA의 명령에 의해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 내 분유 부족 사태는 올 초 시작돼 애보트 공장이 가동을 중지한 뒤 더 악화됐다.
애보트는 이후 공장 재가동 문제를 놓고 FDA와 협의해 왔으며, 내달 4일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