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타깃 실적부진에
소비 감소 우려 커져
“닷컴 버블보다 더 심각”
18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 폭락의 주 원인은 타깃과 월마트 쇼크였다. 인플레 지속에 따른 고물가에 이들 업체의 이익이 급감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날 타깃은 24% 넘게 추락했고 월마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6.79%나 빠졌다.
이날 4월로 끝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타깃은 매출이 늘었지만 이익 수치가 투자자들을 절망시켰다. 분기 순익이 10억1,000만 달러(주당 2.16달러)로 1년 전의 21억 달러(4.17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주당 순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40% 이상 낮았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문제와 연료비, 재고 등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의 월마트와 비슷하다. 미국 내 1위 업체 월마트는 매출이 늘었지만 유가급등과 인건비 부담에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20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것이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주고 있고 실제로 이익감소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생각은 이렇다. ‘기업이익 감소→주가 폭락→제품가격 인상→물가 상승→연준 금리 추가 인상’이라는 연쇄 반응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은 다시 수요감소로 이어져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 야후파이낸스는 타깃과 월마트의 실적이 보여주는 의미를 크게 ▲통제권을 벗어나고 있는 인플레 ▲비대해지는 재고 ▲다가오는 가격인상 등 3가지로 요약했다. 앞서 월마트는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예고했다.
하나 더 짚어볼 것은 소비의 내용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마트의 경우 고객들이 사는 물품 수가 줄어들고 있다. 브렛 빅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부 고객들은 더 싼 브랜드나 작은 아이템으로 소비를 바꾸고 있다”며 “반갤론짜리 우유나 자체브랜드 상품처럼 싼 것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물건값이 오르고 소비 여력이 줄면서 소비를 조정하고 있다 증거다. 하지만 이들 제품마저도 가격이 오르면 그때는 소비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다. 세스 카펜터 모건스탠리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녀 세액공제가 올해 끝나는데 에너지 비용과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소비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올해 소비 감소의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지금까지 와는 다른 새로운 국면”이라며 “처음에는 금리 공포와 긴축에 따른 매도였지만 이제는 성장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제레미 그랜담은 “지금의 하락세는 2000년의 기술주 거품 때보다 나쁘다”며 “최근에 S&P가 (고점 대비) 19.9%, 나스닥이 약 27% 내렸는데 이것의 최소 두 배 정도 더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