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테라 폭락의 이면… ‘연 20% 수익률 보장’은 결국 ‘폰지사기’

미국뉴스 | 경제 | 2022-05-17 09:01:49

테라 폭락의 이면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더 늦게 터졌으면 전체 가상화폐 시장 번졌을 것”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로이터]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로이터]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세계적 열풍을 몰고 온 ‘연 20% 수익률’의 비결은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폰지 사기’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일찍부터 루나와 UST의 위험성을 지적해왔던 가상화폐 업계 베테랑인 케빈 저우의 주장을 지난 15일 보도했다.

 

2011년 가상화폐 업계에 뛰어든 저우는 ‘버터코인’이라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일했으며 가상화폐 투자 헤지펀드 ‘갈루아 캐피털’을 설립, 운용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UST와 루나의 인기 비결은 발행사인 테라폼 랩스가 운영하는 프로그램 ‘앵커 프로토콜’에서 제공한 연 20% 수익률 덕분이었다.

 

테라폼 랩스는 투자자가 UST를 예치하면 연 20%의 수익률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는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들도 선뜻 보장하기 어려운 수익률로, 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세간의 궁금증이 일었다.

 

저우는 이 고수익의 비결을 테라폼 랩스가 보유한 루나에서 찾았다. 루나는 스테이블 코인인 UST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페깅)하는 데 활용되는 가상화폐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법정 통화에 그 가치를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를 말한다. 테라폼 랩스가 보유한 루나를 할인된 가격에 팔아 약속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데 썼다는 것이다. 그는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을 때는 사실상 미래의 ‘호구’(bag holder)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뒤늦게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가 현 투자자의 수익을 위해 돈을 대주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였다는 의미다. 이론적으로는 테라폼 랩스가 앵커 프로토콜로 제공하는 수익률을 낮췄다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었겠지만, 그로 인해 투자자들이 UST 시장 자체를 떠날 위험이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창 성공 가도를 달리던 UST 생태계가 무너지게 된 계기는 테라폼 랩스가 UST의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저우는 진단했다. 당초 UST 생태계가 복잡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자동 복원되는 체계로 설계됐다고 주장하고선 유사시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은 UST 생태계가 스스로 굴러갈 수 없는 체계임을 자인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루나는 외부에서 더 많은 돈을 끊임없이 투입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는 ‘유사 영구기관’인 셈이다. 저우는 “메커니즘이 한번 붕괴하자 이를 막아줄 서킷 브레이커가 없었다. 연방준비제도의 긴급 대출도 없었고, 민간 투자자의 구제금융도 없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이 테라USD(UST)와 루나 폭락 사태에 ‘폰지사기 코인 실험’ 중단을 촉구했다. 부테린은 이번 폭락 사태를 계기로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등의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16일 경제 매체 벤징가가 보도했다.

 

이더리움 투자 교육 및 자문가로 활동 중인 앤서니 서사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상화폐 업계는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헛소리와 그런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테린은 “이 제안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명칭은 과장된 선전용어라고 비판했다.

 

이번 루나·UST 폭락 사태 이후 가상화폐 시장은 대체로 안정을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대다수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락했다가 이제 어느 정도 회복하는 등 이번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 자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은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UST와 같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이번 사태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한 샘 뱅크맨-프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이른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 코인과 같은 방식으로 안정적인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구조화 상품에 가깝고 관련 리스크를 정당화하려면 그 가치가 오를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앞으로 몇 달이 지나 UST·루나가 더 성장했을 때 이번 사태가 터졌더라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사건으로 번졌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 8일 기준 UST의 시가총액은 186억 달러였다.

 

이처럼 UST의 규모가 테더, USDC에 이어 스테이블 코인 3위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더 번지지 않았지만, 좀 더 나중에 터졌더라면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UST·루나 폭락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망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사태를 아슬아슬하게 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알파레타 대형 폰지 사기범 유죄인정
알파레타 대형 폰지 사기범 유죄인정

기소 1년 만에 검찰과 유죄합의피해액3억달러·피해자 2천여명 3억달러가 넘는 폰지사기 혐으로 기소된 알파레타 소재 우령 투자회사 대표가 연방검찰과 합의에 따라 유죄를 인정했다. 기

한인상의, 50주년 기념 가면무도회 갈라 성황
한인상의, 50주년 기념 가면무도회 갈라 성황

"새로운 50년 향한 비전과 도약 다짐"창업지원 공모전 '티파니'에 1만 달러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5시 둘루스 캔톤하우스에서 200

사지 절단 이겨낸 10대…이젠 ‘운전’에 도전하다
사지 절단 이겨낸 10대…이젠 ‘운전’에 도전하다

패혈증 생존자 나탈랴 이야기 재활치료 넘어 운전에 도전장“제 삶의 주도권 되찾는 과정” 10대 때 패혈증으로 사지를 절단해야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꿈에 도전하고 있는 조지아 여성의

귀넷 초중생 휴대폰 전면 금지 확정... 고교생은 '미정'
귀넷 초중생 휴대폰 전면 금지 확정... 고교생은 '미정'

고교생 정책은 추후 논의2026년 7월 1일부터 발효 조지아주 최대 교육청인 귀넷카운티 교육위원회가 지난 18일 밤,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의

"조지아 아동복지 서비스 사실상 중단"
"조지아 아동복지 서비스 사실상 중단"

관련 단체 한 목소리 주장"한 달 지원 500건→5건" 8,500만달러 재정부족 탓 조지아 전역 아동복지 서비스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 당국의 새로운 승

주택판매 연속 증가세, 가격 29개월째 고공행진
주택판매 연속 증가세, 가격 29개월째 고공행진

10월 보다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 하락중간가 40만9200달러, 29개월 연속 상승 지난 11월 미국 기존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하락세를

‘반이민 가속페달’⋯ 시민권자도 대거 추방
‘반이민 가속페달’⋯ 시민권자도 대거 추방

“매월 200명 목표 하달”귀화 박탈 민·형사 소송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민권자에 대한 대거 단속과 추방에 나섰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정책 가속 페달을

‘수퍼 독감’ 확산… 확진 4배 급증
‘수퍼 독감’ 확산… 확진 4배 급증

올해 예년보다 일찍 시작 연말 연휴 앞두고 ‘비상’ 보건당국, 예방 조치 권고 미 전역의 도시들이 ‘수퍼 독감’으로 불리는 새로운 인플루엔자 하위 변종 K의 확산으로 큰 타격을 받

허위광고 등 ‘연말 사기 주의보’
허위광고 등 ‘연말 사기 주의보’

소비자 노린 12가지 수법 무료 기프트카드 제안도 조심 BBC “의심스런 링크 피해야” 연말연시는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인 동시에 각종 사기가 급증하는 기간이다. 소비자 보호단체

현대차그룹, 차량 충돌 평가 ‘최고 등급’
현대차그룹, 차량 충돌 평가 ‘최고 등급’

현대차·기아·제네시스총 20개 모델이 선정돼   현대차 팰리세이드(왼쪽)와 기아 텔루라이드.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모델 등이 대거 최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