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출퇴근 여부 관리감독 강화 나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함께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미국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 관리를 위해 사무실 출퇴근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무실 근무의 성실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업무 성과 대신 사무실 출근 여부에만 관심을 기울여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과 함께 노사간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실시하면서 사무실 출근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직원들의 사무실 출퇴근을 감시하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쿠시먼&웨이크필드’이 9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장의 대안적 근무 형태로 하이브리드 근무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주요 기업들이 사무실 출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의 출퇴근 동태를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 기업인 골드만삭스는 주요 관리자들에게 직원들이 출입증을 사용해 사무실에 출입하는 시간을 표로 작성해 관리할 것을 지시했다.
언론 기업인 블름버그에서는 직원들이 동료들의 사무실 출입을 볼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 개발업체인 ‘스마트리쿠르터스’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내 책상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관리자들이 결근 직원들을 파악하는 데 책상 예약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사무실 출근 여부를 감시하는 제도는 특히 금융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 광범위 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사무실 복귀와 관련해 타업종에 비해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 여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출퇴근 감시에 나서자 출퇴근 동태 파악을 위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등장해 성업 중이다. ‘에덴 워크플레이스’는 직원들이 공용 책상이나 회의실을 예약할 수 있는 기능과 함께 직원들의 출퇴근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관리 프로그램을 각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의 사무실 출퇴근 감시에 대해 직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재택근무로 유연한 근무 시간에 익숙했던 터라 경직된 출퇴근 관리에 심적인 압박과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직장 문화 전문가들도 감시 시스템을 동원해 직원들의 출퇴근을 관리하는 미국 기업들의 행태를 놓고 바람직하지 못한 직장 문화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택근무 전문가인 니콜라스 블룸 스탠포드대 교수는 “출퇴근 감시 제도는 축구 선수에게 경기에서 골을 넣는 것 보다는 연습 시간을 더 강조하는 격”이라며 “직원들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