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값 높지만 팬데믹으로 못간 여행 수요 폭발
“올 여름에는 어디든 꼭 여행을 갔다 올 생각입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의 말이다. 최근 김씨는 한국 방문 계획을 가을로 연기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번거로운 방역 조치가 그때 쯤이면 완전 해제되리라는 기대감에서다. 대신 김씨는 다음달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이용해 가족과 옐로스톤 여행에 나설 계획이다. 김씨는 “마스크도 벗고 좀더 자유로운 상황에서 2년 동안 가지 못했던 여행을 맘껏 즐겨 보고 싶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각종 방역 조치들이 해제되면서 2년 넘게 억눌려온 여행 수요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함께 급증하면서 폭발 직전에 있다.
고공행진 중인 개솔린 가격도 불사하고 올해 반드시 여행에 나서려는 미국인들의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가 하면 한국 여행 수요 급증의 후광 효과로 로컬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문의가 증가하자 한인 여행업체들도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일상으로 회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여행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전망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지난 8~12일에 미국 내 성인 8,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올해 여름 시즌을 이용해 여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40%는 2번 이상 여행길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여행 수요 폭발은 높은 개솔린 가격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0%는 개솔린 가격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답해 이들의 의지는 고유가도 막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여름 여행 수요는 그대로 한인 여행업계도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이용해 여행에 나서려는 한인 여행 수요가 감지되고 있다. 단체 여행 상품에 대한 문의와 예약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는 여름 여행 시즌의 향배를 가늠하는 첫 연휴인 만큼 한인 여행업체들에게 메모리얼데이 연휴 상품 판매 성패는 매우 중요하다.
러시모어, 옐로스톤, 캐나다 록키, 알래스카 등 주로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는 한인 여행업체들의 평균 예약율은 5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호관광(대표 신성균) 신영임 부사장은 “한국행 여행 수요 급증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최근 들어 국내 여행 예약도 늘면서 더 바빠진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직원 보강과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여행 수요 회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한인 여행업계가 추산하는 여행 수요 회복률은 대략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인 여행업체들이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에서 들어 온 인바운드 여행 수요가 최근 늘어나면서 한인 여행업체들은 그동안 휴면 상태였던 서부지역 여행 상품을 부활시키기 위해 세부 일정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US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한국 인바운드 여행 수요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 5~6월이면 회복세가 완연할 것”이라며 “로컬 여행에 나서는 한인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비하기 위해 여행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