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41% 줄어… 재융자도 62% 급감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신청 건수가 급락하면서 주택시장 향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분명한 긴축 모드로 돌아서자 모기지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채무액도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 진입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모기지를 활용하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바이어는 거의 없는 만큼 결국 주택 가격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상황이다.
7일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모기지 신청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나 급락했다. 모기지 신청이 급락한 것은 이자율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MBA 기준 30년 모기지 금리는 5.02%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서만 약 1.5% 포인트 치솟은 것으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에 신규 모기지와 함께 재융자 신청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 하락했다.
조엘 칸 MBA 부협회장은 “높은 금리가 모기지 신청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이면서 신청 건수가 급락했다”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신청이 급락하자 시장에서는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부동산 시장이 냉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A카운티 기준 지난 1월 주택 중간가격은 85만5,000달러로 치솟은 상황인데 이 정도 규모의 금액을 모기지 상품 활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모기지 신청 건수 감소가 부동산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바이어 숫자를 줄이고 결국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LA카운티 1월 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3% 올랐지만 지난해 12월 대비 2% 하락하면서 최근 변화의 조짐을 맞았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이다. 지난 3월 팬데믹 이후 첫 금리 인상을 한 연준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0.5% 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기지 이자율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모기지 신청건수가 더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의 하락 전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책모기지기관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이코노미스트 “각종 재고 부족으로 주택 공급 수요가 줄어 높은 집값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라간 모기지 이자율은 주택 구입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 실수요자 한인 바이어 입장에서는 모기지 이자율 상승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 외에도 팬데믹 해제와 공급망 문제 등 주택 구입을 두고 파악해야 할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타운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현재 시장의 비싼 렌트 가격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거래량이 많이 줄어든 만큼 당분간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