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요청에 몸 안사리고 칼에 찔려가며 범인 제압
뉴욕 퀸즈 엘름허스트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부자가 노상 강도 피해를 입은 60대 한인 여성을 구하려다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사실이 알려져 지역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뉴욕시경(NYPD)과 ABC7 뉴욕에 따르면 한인 여성 장은희(61)씨는 지난 26일 오후 9시께 수퍼마켓 장을 보고 엘름허스트병원 인근의 백스터 애비뉴 선상을 걸어서 귀가하던 중 3인조 강도에게 가방을 빼앗기고 등에 칼을 찔리는 피해를 입었다. 장씨는 곧바로 현장 인근에 위치한 ‘루이 피자&레스토랑’(Louie‘S Pizzeria & Restaurant)로 뛰어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고, 가게 주인인 루이 술조비치(38)와 부친 찰스 술조비치(68)는 망설임 없이 강도들에게 달려들어 격투 끝에 제압했다.
루이 술조비치는 “아버지가 먼저 장씨의 목소리를 듣고 돕기 위해 나섰으며 용의자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아홉 차례, 내가 한 차례 칼에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술조비치 부자는 경찰 출동 때까지 용의자 로버트 왝과 슈프림 구딩을 붙잡고 있다가 경찰에 인계했다.
알바니아계 출신인 술조비치 부자는 둘다 용의자들의 칼부림으로 폐를 다쳤으나 다행히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 일행 중 도주한 나머지 한명을 쫓고 있다.
장씨는 “용의자들로부터 등에 한차례 칼에 찔렸지만 사건 당시에는 주먹으로 맞은 것처럼 느껴져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집에 돌아와서야 피를 흐르는 것을 보고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자 단골가게 주인이었던 술조비치 부자가 괜히 나 때문에 피해를 입게된 것 같다”면서 “두 사람의 용감한 행동에 감사하며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술조비치 부자의 감동적인 이야기기 알려지면서 술조비치 부자와 이들의 가게를 돕겠다는 시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을 위해 ’고 펀드 미‘(gofund.me/381b0621) 캠페인을 시작한 멜라니 브루샛은 “이들 부자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가게 문을 닫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인근 엘름허스트 병원 의료진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은 코로나19에 걸려 집에서 격리 중인 사람들에게 음식을 날라다 줬다고 소개하고 “두 사람은 진정한 영웅이며, 이들이 보여준 용기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술조비치 부자를 돕겠다고 나선 시민들이 수천명에 이르면서 지난달 31일 현재 39만달러가 모금된 상태이다.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