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5개 은행 재계약 확정… CBB만 남아
한인 은행들이 대부분 기존 행장들과 재계약을 확정하면서 리더십 안정을 통한 성장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순익 달성에 기여한 경영진을 재신임해 향후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현재 5개 은행이 행장 재계약을 완료한 가운데 유일하게 CBB만 남아 조앤 김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28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 호프 뱅콥은 케빈 김 행장의 임기를 2027년 3월31일까지 5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케빈 김 행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한인은행 6곳 가운데 5곳이 기존 행장들과 재계약을 완료했다.
가장 먼저 지난 2020년 말 오픈뱅크가 민 김 행장과 4년 더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US메트로은행이 작년 10월에 김동일 행장과 3년 연장 재계약을 했다. 이후 지난해 말 헨리 김 PCB 행장이 2026년 12월까지 5년 더 계약을 맺었고 가장 최근에는 바니 이 한미은행 행장인 2025년 2월까지 3년 더 은행을 이끌게 됐다.
한인은행 업계에서 행장 연임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이 주효했다. 대표적으로 케빈 김 행장은 임기 동안 뱅크오브호프의 높은 성장세를 이끌어 재계약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전체 순익 2억460만 달러(주당 1.66달러)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순익 개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현금 배당과 5,000만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해 주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미은행의 경우에도 지난해 전체 순익 9,87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연간 순익을 달성해 바니 이 행장의 재계약에 밑거름이 됐다.
한인 은행들이 기존 경영진을 재신임한만큼 향후 경영 전략은 안정적 성장에 맞춰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되고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융환경도 급변하고 있어서 행장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인은행 관계자는 “다수 행장들의 연임이 임기 만료에 훨씬 앞서서 결정된 것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한 보상”이라며 “이사회는 앞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조직 안정화 및 직원 단합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행장 연임이 확정되지 않은 곳은 CBB다. 오는 4월18일 조앤 김 행장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결정이 되지 않아 차기 리더십에 대한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다만 은행업계에서는 조앤 김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조앤 김 행장이 하와이 오하나 퍼시픽 은행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익을 달성하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임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새로운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고 지난 재계약 때도 마지막까지 행장 선임을 두고 이사회가 결정을 미룬 이력이 있기 때문에 재계약에 무게추가 더 기운다.
다만 일각에서는 행장 재연임을 두고 한인은행들이 후진 양성에 인색한 탓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금이라도 차기 행장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