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제2형 당뇨병을 앓아온 탐 이데마는 자신의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했다. 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심지어 체중감량 수술도 고려한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고용주가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식이 앱(App)을 사용해볼 기회를 제안했을 때 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이데마(50)는 자신의 미생물군집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위해 대변 샘플을 보냈고 혈당, 키, 체중 및 건강상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 데이터는 그의 프로필을 만드는 데 사용됐으며, 그는 여기에 몇주 간의 혈당 측정값도 추가했다. 데이투(DayTwo)라는 앱은 그 이후 다양한 음식들이 이데마의 혈당에 얼마나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하고, 더 나은 음식을 선택하도록 도와주었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맞춤형 다이어트 도와
아직 개척단계… 과장광고 걸러내는 게 중요
약 500일 동안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후 이데마의 당뇨병은 차도를 보였고 혈당수치는 거의 정상까지 떨어졌다. 데이투는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지 않는 앱이지만 그는 320파운드에서 229파운드로 줄었다. 센트럴 미시간 대학교의 행정관인 그는 “고등학교 때 이후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사이즈의 바지를 입고 있다”고 기뻐했다.
데이투는 식단선택을 위해 인공지능(AI)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앱 중 하나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빨리 선택하도록 돕는 개인비서와 비슷하다. 이들은 같은 음식에 대해서도 사람의 몸이 각기 다르게 반응한다는 연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건강한 선택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AI 영양사가 널리 사용될 준비가 되어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고, 앱을 판매하는 회사의 자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연구는 거의 없다. 사용자들은 식품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것 이상의 지나치게 광범위한 주장에 대해서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혈당 개선은 시작에 불과하며,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비만 및 심장병과 같은 대사건강의 다른 측면을 목표로 삼아 결국 사람의 일상적인 식사 선택을 안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투 앱은 2015년에 회사를 공동 설립한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과학인스티튜트의 에란 엘리나브와 에란 세갈의 연구에 기반한 알고리듬을 사용한다. 지난 해 이 회사는 개인의 미생물생태계(microbiome)와 신진대사에 맞는 식단을 찾기 위해 이 알고리듬을 사용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식단으로 꼽히는 지중해식 식단보다 혈당 조절에 더 뛰어난 것을 발견했다.
엘리나브 박사는 “칼로리 측정으로 건강한 식단을 구상하기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측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새로운 이 기술은 혈당하고만 관련이 있다. 한편 지중해식 식단은 수십 년에 걸쳐 연구되어왔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황금표준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데마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AI 데이투를 사용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가 더 쉽다.
앱의 기계학습 알고리듬은 사람의 도움으로 패턴을 식별하고 데이터에서 학습할 수 있다. 수만 가지 다른 식사에 대한 다양한 개인의 혈당 반응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의 특성(나이, 성별, 체중, 미생물군유전체 프로필 및 다양한 대사측정값)을 식별한다. 이 데이터는 특정 음식이 어떤 사람에게는 괜찮은데 어떤 사람은 혈당이 급상승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알고리듬은 이 관찰을 사용하여 특정 음식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각 식사에 점수를 매긴다.
시스템은 2시간 전에 먹었던 캔디바를 계산에 넣을 수는 없지만 사용자들의 음식 조합을 가지고 놀면서 각 식사의 점수를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앱은 이데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인 마카로니와 치즈에 낮은 점수를 주었지만 그는 단백질을 추가하여 점수를 높일 수 있었다. 단백질이나 건강한 지방을 추가하면 마카로니처럼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식사의 혈당 급증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소비자가 아닌 고용주와 건강 플랜만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투는 건강한 식사 옵션을 추천하는 소수의 AI 기반 앱 중 하나이다. 식사 점수를 매기는 또 다른 회사인 조(ZOE)는 월 59달러에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된다. 조의 알고리듬은 미생물생태계 및 혈당 테스트 외에도 혈액지방 수치와 같은 추가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 알고리듬은 회사 설립자 중 한 사람인 런던 킹스 칼리지 유전역학 교수인 팀 스펙터 박사가 주도한 대규모 2020년 연구에서 사람의 혈당과 지방이 다양한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 현재 이러한 알고리듬은 주로 혈당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최신 버전은 더 많은 개인 데이터를 통합하여 이론적으로 콜레스테롤, 혈압, 안정 시 심박수 또는 기타 측정 가능한 임상 지표를 줄이는 식단을 권장한다.
개인맞춤 영양 분야는 아직 개척 단계에 있으며 전문가들은 과대광고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회사가 미생물군유전체를 테스트하고 인공지능 기반 식이 권장사항을 제공하고 보충제도 판매하려고 하지만 과학적으로 엄격한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이 회사들이 주장하는 건강 및 체중 감량 주장이 광범위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의 신뢰성은 떨어진다.
데이투 및 조와 같은 앱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는 장내 미생물군, 신진대사 및 식단의 상호작용의 일부만 캡처한다.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전학과 같은 훨씬 더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현재의 AI 프로그램은 무시하고 있다.
레블스(Levels)라는 디지털 건강 회사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의료책임자인 닥터 케이시 민스는 “인공지능 앱은 전체적인 이야기는 해주지 않으면서 혈당 스파이크와 당뇨병 예방에는 좋지만 다른 면에서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음식을 사용자에게 권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데이투 앱을 사용했을 때 혈당조절을 위해 시금치와 라즈베리를 권했는데 여기에는 신장결석을 유발할 수 있는 옥살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앱들은 식사제안에서 영양사를 지원할 수 있지만 영양사를 대체하지는 않으며 조와 데이투 모두 프로그램에 내장된 영양사와 함께 정기적인 가상 검진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면, 운동 또는 스트레스와 같은 더 많은 데이터를 알고리듬에 통합하는 더 크고 장기적인 연구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각 개인에 대해 더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일상적인 개선이 장기적 건강으로 이어지는 방법이다. AI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심장병과 기타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더 큰 연구들이 지금 실시되고 있다.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1월 식품에 대한 개별 반응을 예측하는 알고리듬을 개발하기 위해 정밀 건강을 위한 영양(Nutrition for Precision Health) 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