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차단하는 ‘아킬레스건’ 되나
전이암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 열쇠가 될 수도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른 데로 옮겨가는 암세포 무리가 눈앞의 ‘조직 장벽’을 뚫고 통로를 여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다.
전이 암세포는 전방 조직을 돌파할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특정 분자 신호로 세포의 ‘에너지 공장’격인 미토콘드리아를 끌어모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 2종과 관련 유전자도 확인했다. 이들 단백질은 에너지원인 글루코스(포도당)를 세포 내로 모으는 관문 같은 역할을 했다. 이 발견은 전이암의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는 획기적인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듀크대의 데이빗 셔우드 생물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 셀 프레스가 발행하는 저널 ‘발달 세포’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셔우드 교수는 “암의 가장 치명적인 특성이 전이”라며 연구팀은 고민 끝에 과학 연구 모델로 많이 쓰이는 ‘씨 엘리건’ 선충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예쁜 꼬마선충’으로 많이 알려진 이 선형동물은 약 1㎜ 길이의 투명한 몸을 가졌다. 연구팀은 이 동력 전달 체계가 전이암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