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기아차 감사보고서 분석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8억 달러가 넘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자동차 판매 대수가 70만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 인기 덕분으로 현대자동차와 함께 쌍끌이로 ‘자동차 한류’ 시대를 달성한 것이다.
20일 한국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기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아의 미국 판매법인 기아 아메리카(Kia America·KUS)는 지난해 7억 611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5억9,634만 달러)과 비교해 18.4% 성장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순익이다.
KUS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기아의 미국 생산법인인 기아 조지아공장(Kia Georgia·KaGA)도 지난해 9,620만 달러의 높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KUS와 KaGA를 합치면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총 8억231만 달러로 처음으로 8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초로 70만대 이상 판매하는 등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인기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기아는 작년 미국에서 70만1,416대를 팔았는데 이는 2020년(58만6,105대)과 비교해 약 19.7% 늘어난 것이다.
특히 형제사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와 합할 경우 지난해 미국 판매 대수는 총 148만9,11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말 그대로 ‘자동차 한류’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아 전체 판매의 63.9%는 텔루라이드, 쏘렌토, 스포티지, 니로, 쏘울, 셀토스, 카니발 등 SUV와 레저차량이 차지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소형 세단인 포르테(11만5,929대)였지만 이외에는 상위권에 스포티지(9만4,601대), 텔루라이드(9만3,705대), 쏘렌토(8만1,785대) 등 SUV모델들이 차지했다. 특히 올해에는 스포티지와 니로 등 새로운 신형 SUV 모델들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판매량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가 지난달 미국에 출시한 전기차 EV6도 판매량 신장으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V6는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모델로 처음 시장에 나온 지난달 2,125대 판매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와 관련해 에릭 왓슨 KUS 판매담당 부사장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의 판매 비중이 약 15%에 달하면서 전동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EV6가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 성적은 전통의 자동차 강국인 일본 기업들과 비교하면 더 돋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월 미국에서 10만 5,088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는 도요타(-11.2%)와 혼다(-20.6%) 등 일본 업체의 부진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2월에 현대차와 기아는 수 년 전만해도 미국 시장에서 넘볼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던 혼다(8만 4,394대)를 판매량 기준에서 월등히 추월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