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에만 1%p 급등세
30년 모기지 이자율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연방준비제도(FRB) 기준금리 인상으로 긴축 쇼크가 현실화한 것인데 향후 주택 구입 수요를 줄여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국책 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가 4.16%를 기록했다. 이전 주 3,85%에서 0.31% 포인트 급등해 2019년 5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선 것이다.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30년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 3.09%를 기록했고 연말(3.11%)까지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약 3개월 만에 이자율이 1%p 넘게 상승했다.
모기지 금리가 단기간 빠르게 올라간 것은 연준 금리인상 때문이다. FRB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3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 조정은 모든 금융시장 이자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준의 움직임에 앞서 모기지 금리는 상승세를 탔고 단기간 급등했다. 샘 카터 프레디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올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한바 있다”며 “이는 모기지 금리가 향후 계속 올라갈 것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모기지 금리 상승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 모기지 이자율 상승은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30만 달러 모기지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현 시점에서 4%가 넘는 금리로 빌린 사람은 지난해 초 3% 초반의 낮은 금리 때 대출을 받은 사람보다 매달 250달러를 더 갚아나가야 한다. 결과적으로 신규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을 사는게 이전보다 매우 힘들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모기지 금리 상승이 부동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미국에서 주택은 대부분 모기지 상품과 연계돼 거래되는 만큼 높은 이자로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면서 집값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것도 집값 하락론에 힘을 실는다.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꼈기 때문에 연준 금리 인상이 하락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연준의 긴축 움직임은 악재지만 팬데믹으로 부동산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수요 대비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샘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이자율로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고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 높은 집값의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