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년층, 북동부 주민 천국 확신 비교적 높아
지난해 다른 신을 통해서도 천국에 갈수 있다고 믿는 기독교인이 다수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최근 이처럼 기독교적 세계관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흑인들의 천국에 대한 믿음이 가장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계 여론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최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천국에 대한 신념 등 기독교적 세계관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약 55%의 응답자가 천국과 영생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 후 천국에서 하나님과 함께할 것을 확신한다는 미국인은 37%에 불과했다. 약 23%는 그저 ‘천국에 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는 것에 그쳤고 17%는 인간이 ‘천국행’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며 천국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인종별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흑인의 천국에 대한 믿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응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9%는 사후 천국에서 하나님과 함께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천국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반면 백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 중 천국행을 확신하는 비율은 각각 약 37%와 약 2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기독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죽은 뒤 천국에 가는 것이다.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다면 기독교는 무의미 해진다. 그러나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천국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조사에서 기독교인을 밝힌 응답자 중 약 63%만 천국에서 하나님과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한편 천국에 대한 확신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젊은 세대보다는 노년층이, 북동부 주민이 중서부나 남부 주민에 비해 높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지난해 실시된 조사에서도 다른 신을 통해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는 등 성경적 세계관을 지닌 미국인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국제 선교 단체 ‘프로브 미니스트리’(Probe Ministry)가 실시한 조사에서 하나님의 속성, 성경의 정확도, 죄 없는 예수를 통한 구원을 골자로 하는 ‘기본적인 성경적 세계관’을 보유한 미국인은 2010년 47%에서 지난해 25%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듭난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교인 사이에서도 무려 60%가 부처와 무함마드를 통해서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커비 앤더슨 프로브 미니스트리 대표는 “목사들이 교회에서 성경 원리를 꾸준히 가르치지 않은 원인이 크다”라며 “젊은 기독교인들이 성경보다 소셜 미디어 상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관심을 쏟는 트렌드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천국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도 조사된 바 있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종교 유무와 상관없이 약 73%의 응답자가 천국이 존재한다고 믿었으며 약 62%는 지옥이 있음을 믿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국을 믿는다는 비율은 여성(약 78%)이 남성(약 68%)보다 높았고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10명 중 8명이 천국을 확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인일수록 천국의 존재를 믿는 비율이 높았는데 교파별로 조금씩 차이를 나타냈다. 개신교단 중 천국을 믿는 교인 비율이 가장 높은 교파는 복음주의 교인들로 약 96%가 천국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으면 약 91%는 지옥이 존재하는 것을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주류 개신교인 중 천국을 믿는 교인 비율은 약 88%로 개신교단 중 가장 낮았다. 가톨릭 신자 중 천국과 지옥을 믿는 신자의 비율은 각각 약 90%와 약 74%였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