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서 아시안 혐오발언 피의자 기소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뉴욕과 LA 같은 대도시의 경우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소 등 공공장소에서 아시안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지난 21일 뉴욕 맨해튼의 지하철역에서 아시안 남성에게 혐오발언을 한 35세 여성이 인종·종교에 따른 차별에 기반한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달 9일 뉴욕 맨해튼 23번가 지하철 역에서 아시안 남성에게 접근해 욕설과 함께 “너희들이 미국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소리친 뒤 피해자를 밀쳤다. 26세인 아시안 남성의 피해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 여성은 살인사건에 연루돼 수감됐다가 가석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지난 2014년 살인혐의로 체포됐고, 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또, 2019년까지 4년을 복역한 뒤 가석방됐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 4급 방화혐의로 복역하는 등 35차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지하철역에서 아시안 여성이 선로에 떠밀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도 아시안 남성이 선로에 떠밀렸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버클리에서 태어난 고씨는 UCLA와 뉴욕대에서 학위를 받고 딜로이트 컨설팅에 재직 중이었다. 지난 15일 뉴욕 지하철 승강장에서 일행 두 명과 함께 있다가 61세의 노숙자에게 선로에 떠밀려 사망하는 참변을 당했다. 지난 18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포츠머스 스퀘어에서는 고씨에 대한 추모집회가 열렸으며 피해자 가족과 고교 동창, 샌프란시스코 아티스트들이 고씨를 잃은 슬픔을 드러내며 증오범죄에 대응해 나갈 것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70대 한인 단체장이 인종증오 폭행을 당했고 용의자가 체포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석방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한미연합회와 아시안정의연대 등의 단체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인종차별 또는 혐오를 당한 경우 증오범죄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211로 전화 신고해 도움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시민참여센터 이민자보호법률대책위원회가 개정, 발간한 인종차별, 증오발언, 증오범죄에 대한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인종혐오 범죄를 당했을 경우 ▲차분히 응답할 것 ▲무시하고 자리를 피함 ▲관련 당국 혹은 경찰에 신고 ▲전화기로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