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강과 질서 유지 위한 조치"…조코비치는 다시 법적 대응 나설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주 정부와 갈등을 빚은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의 호주 입국 비자가 14일 또다시 취소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앨릭스 호크 호주 이민부 장관은 이날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비자를 장관 직권으로 취소했다.
호주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지난 5일 호주에 도착한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비자를 취소했다가 조코비치가 비자 취소 결정에 불복해 호주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를 다시 취소하는 방안을 모색했고 이날 결국 조코비치의 비자를 무효로 했다.
호크 장관은 "우리 사회의 건강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코비치의 비자를 이민법 규정에 따라 직권으로 취소한다"며 "이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조코비치의 비자를 재차 취소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조코비치 측과 호주 내무부, 출입국관리소 등에서 낸 자료를 면밀히 검토했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과 같은 상황에서 국경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조코비치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5일 호주에 도착했다.
호주에 입국하는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조코비치는 백신을 맞는 대신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 호주 입국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에 걸렸기 때문에 백신 접종 면제 요건에 부합한다"며 호주오픈이 열리는 빅토리아주 정부와 호주 테니스협회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고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 연방 정부에서 조코비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는 5일 밤을 호주 멜버른 공항에서 보낸 뒤 6일 오전 비자가 취소됐다.
법적 대응에 나선 조코비치는 10일 호주 법원으로부터 승소, 극적으로 호주오픈 출전 가능성을 살려냈으나 호주 정부가 이날 다시 비자를 취소하면서 추방 위기에 놓였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은 "조코비치가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호주오픈 개막이 17일로 임박했기 때문에 그 전에 다시 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난번 소송에서는 6일 법적 대응을 시작해 10일에 판결이 나왔다.
그는 13일 진행된 호주오픈 대진 추첨에는 이름을 올려 톱 시드를 받았고, 1회전에서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를 상대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 단식 본선 1회전 경기는 17일 또는 18일에 열린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최근 3년 연속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의 20회 메이저 우승 가운데 9번을 호주오픈에서 달성했을 정도로 호주와 좋은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나 두 번째 비자 취소로 추방 위기에 놓이면서 올해 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비자 취소 조치로 추방되면 앞으로 3년간 호주 입국이 금지되기 때문에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3년간 대회 출전 길이 막힐 수도 있다.
호주 뉴스코퍼레이션 미디어 그룹의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3%가 호주 정부의 조코비치 추방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된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