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으로 위험"
당초 잡았던 31일 행사 취소
추후 새 일정 발표…2년 연속 연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후보에 오른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시상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전격 연기됐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5일 제64회 시상식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이 보도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오는 31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옛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시상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고, 추후 새로운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성명에서 "LA시와 캘리포니아 당국자, 보건·안전 전문가, 아티스트들, 많은 파트너와 함께 신중히 고려하고 분석한 끝에 시상식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31일 시상식을 여는 것은 위험이 너무 많다"며 "음악계 사람들과 관객, 시상식 제작진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곧 발표될 향후 일정에서 음악계의 가장 큰 밤을 축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미 시상식은 지난해에도 코로나 대유행 사태로 1월 31일에서 3월 14일로 연기됐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다.
AP 통신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그래미 시상식 새 일정을 추후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장소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시상식 개최지로 예정된 크립토닷컴 아레나는 프로농구팀 두 곳과 아이스하키팀 한 곳이 사용하는 시설로, 경기 일정을 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레코딩 아카데미는 시상식 장소를 바꿀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미 시상식 연기에 이어 미국 최고의 독립 영화 축제 선댄스 영화제도 이날 시사회 등 모든 대면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행사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선댄스 영화제는 당초 엄격한 방역 지침을 적용해 오는 20일부터 열흘 동안 유타주에서 대면·온라인 행사를 병행할 계획이었다.
주최 측은 성명에서 "예상외로 높은 전염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의료 안전을 한계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은 그래미 시상식과 선댄스 영화제에 차질을 초래한 데 이어 향후 예정된 할리우드의 주요 시상식 일정도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AP 통신은 "그래미 시상식 연기는 오는 2월 미국 배우조합상(SAG), 3월 아카데미상 시상식 일정 조정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