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로 징역형 모면…검찰 "마지막 두달간 남친에 문자 4만7천건 보내"
미국에서 남자친구의 자살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징역형을 피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한 대학에 다니던 이 여성 A(23)씨는 이날 보스턴 서퍽카운티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2년 6개월의 형 집행유예와 10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검찰과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에 따라 집행유예를 받은 A씨는 보호관찰 기간을 준수하면 교도소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앞서 검찰은 같은 대학에 다니던 남자친구 B씨를 언어적, 정서적,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학대하고 자살을 독려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B씨와 교제하던 18개월 중 마지막 두 달 동안 4만7천130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서적으로 학대하면서 "나가 죽어라" 등의 메시지로 자살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저지주 출신의 B씨는 결국 2019년 5월 졸업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주차장에서 투신자살했다.
이 사건은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싶어서 남자친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살을 부추긴 혐의로 기소돼 2017년 과실치사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미셸 카터 사건과 흡사해 미 언론에서 크게 기사화됐다.
당초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상급법원에서 법정싸움을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마음을 바꿔 유죄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인 스티븐 김은 성명을 내고 "오늘 결정은 A씨의 인생을 뒤집어놓은 2년간의 생지옥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