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최고령 현직’바이든 불출마시 후보군 10명 압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직 임기 1년을 미처 채우지도 않았지만, 미국 정치권 안팎에선 벌써부터 여당인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 논의가 꿈틀대고 있다.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음에도, 취임 후 줄곧 하락세인 지지율에 79세로 이미 최고령이란 점 때문에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탓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전제로 민주당 내 차기 후보군 10명을 추려 보도했다. 지금은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그것이 미래에도 지속할지 장담할 수 없고, 현재도 출마 앞뒤에 붙는 모호한 수식어들이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월스트릿저널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재출마 여부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한 백악관의 반응이 단적인 예에 해당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출마를 계획하고(planning)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그간 비슷한 질문이 나올 때면 ‘예상(expectation)’ 혹은 ‘완전한 의사(full intention)’ 등의 용어를 써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혀 왔다. WP는 ‘출마할 것(will run)’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은 결국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 불출마시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우선 해리스 부통령이 꼽혔다. 최초의 여성 흑인 후보라는 독보적 위치에 부통령으로서 ‘1순위 후보’ 자리를 선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연동하는 지지율 추이와 정치적 위상을 확실히 하지 못한 것은 약점이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도 유력 후보다. 2020년 대선 경선 당시 급부상한 그는 바이든 내각에서 첫 성소수자 장관으로 발탁되며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했다.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이 고령을 이유로 불출마 의사를 굳힌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고, 에이미 클로버샤 연방상원의원은 중도 성향의 바이든 대통령 대항마로 검토될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코리 부커 연방상원의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미치 랜드루 전 뉴올리언스 시장,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연방하원의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
WP는 또 선거 직전인 2024년 10월 35세가 되며 출마 기준을 맞추는 히스패닉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하원의원을 마지막 ‘잠룡’ 후보에 포함했다. 하원에서 가장 어린 정치인 중 하나인 그녀는 일찌감치 ‘진보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민주당 지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