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FBI, 총격 전 "퇴학생이 총격 벌일 것" 신고받고도 무시
지난 2018년 34명의 사상자를 낸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총격사건의 피해자 유족과 부상자들이 학교와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1천억원대의 손해배상을 받았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교육청은 15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사건 희생자 17명의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손해배상금 2천6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의결했다고 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FBI는 지난달 22일 총격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부상자들에게 1억2천750만 달러를 배상한 바 있다.
이번 손해배상 합의는 FBI와 교육청이 이 학교 퇴학생 니콜라스 크루스(23)의 범행을 사전에 신고 받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크루스는 지난 2018년 2월 1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북쪽으로 72㎞ 떨어진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반자동 소총을 난사했다. 이 총격으로 17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중상을 입었다.
총격 몇 주 전 학교 주변에는 퇴학당한 크루즈가 학교를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유족 측에 따르면 학생 2명이 이러한 우려를 학교 당국에 전달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또 FBI에는 총격 몇 주 전 "크루즈가 최근 총을 구매했으며, 학교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익명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그러나 이 신고 내용은 FBI 플로리다 남부 지부에 전달되지 않았으며, FBI는 크루즈를 전혀 접촉하지도 않았다.
유족 측은 "희생자들의 목숨은 값을 따질 수 없으나, 이번 배상금은 유족들에게 몇 년에 걸친 법정 투쟁을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총격 용의자 크루즈는 지난 10월 20일 브로워드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17건의 1급 살인 및 17건의 살인 미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크루즈의 사형 선고 여부는 내년 1월 재판에서 결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