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험 입시 공식발표… 소수계·저소득층 배려
UC 계열의 입학전형에서 SAT 등 표준시험 점수의 반영이 전면 폐지된다. UC 이사회는 지난 18일 앞으로 입학사정에서 SAT와 ACT를 비롯해, 이들 표준시험을 대체하는 그 어떤 시험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대체로 표준시험 성적이 우수한 한인 학생들의 UC 입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이클 브라운 UC 부총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UC는 현재도 미래도 무시험 입학전형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부총장의 표준시험 배제 선언으로 지난 3년 넘게 입학사정에서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더 많은지 여부에 대한 연구와 논쟁이 사실상 종결됐다.
SAT 등 시험 지지자들은 표준화된 평가가 다양한 학교와 배경을 지닌 학생들의 대학 성적을 예측하는 획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UC의 이번 결정은 표준시험 점수 제출이 소수계 및 저소득층의 대학 입학 차별을 야기한다는 반대 주장을 수용해 궁극적으로 고교 학업성적으로 입학을 결정하는 더 나은 잣대임을 공식화했다.
UC의 규모와 영향력을 감안할 때 입학 전형에서 SAT·ACT 점수 반영을 영구적으로 폐지하는 결정은 대학에서의 학업 성과를 평가하는 더 공평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전국적 움직임을 가속화하게 될 전망이다.
국가공정시험센터(National Center for Fair & Open Testing)의 밥 섀퍼 센터장은 “미국 내 최대 인구밀집 지역인 캘리포니아의 주립 대학에서 시험 점수 없이 공정하고 정확한 입학 심사를 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음은 매우 중요하다”며 “UC는 이미 시험 없는 대학 입학의 전국적인 모델이 되고 있고 계속해서 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공정시험센터에 따르면 대학 입학전형에서 SAT 점수를 배제한 대학이 2년 전 1,075곳에서 현재 1,815곳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SAT와 ACT 시험 취소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험 예약이 어려워져 SAT·ACT 점수 제출을 선택사항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주립대 및 사립대 900개 대학들이 사용하는 대입지원 플랫폼인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에 따르면 시험 성적을 제출한 학생 비율은 2019~20학년도 77%와 비교해 2020~21학년도 입학전형에는 43%로 떨어졌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얼마나 많은 대학들이 표준시험 점수를 선택사항으로 유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UC의 이같은 결정이 곧 캘리포니아주에서 SAT와 ACT시험이 종료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내 두 번째 규모의 LA 통합교육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전히 SAT와 ACT시험을 시행하고 있으며 카운슬러들은 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험을 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UC 만큼은 표준시험 점수를 더 이상 입학전형에 반영하지 않는다. 마이클 V. 드레이크 UC 총괄총장은 지난 2021학년도 가을학기 SAT·ACT 점수 제출 없이 UC계열 신입생 지원자수 20만 명이 넘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UC입학사정관들이 고교성적 평점, 수업 엄격성, 특별한 재능, 에세이, 과외활동 등 13개의 다른 요소들을 감안해 지원서를 철저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