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시 4천만주 전환 신주인수권 확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퇴출당한 후 자체 소셜미디어 출범을 준비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련 기업 상장을 통해 최대 수십억 달러의 돈방석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통신은 증권 규제 당국의 문건을 토대로 26일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올해 1월6일 연방의회 폭동을 계기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퇴출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체 소셜네트워크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출범 계획을 내놓으며 인터넷 영향력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트루스 쇼셜을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자신 소유 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을 인수합병 목적회사인 DWAC와 합병한 뒤 상장할 계획이다. 문건에 따르면 TMTG는 상장 후 3년에 걸쳐 상장사의 주식 4,000만 주까지 전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 규모는 3년 내 주가에 따라 달라지며, 주가가 30달러 이상을 일정기간 유지하면 4,000만주 모두를 행사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은 일정 수의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이를 보유한 투자자는 정해진 가격에 발행회사의 신주를 사들일 수 있다. 즉 향후 주가가 투자금을 상회할 때 이를 행사해 차익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를 통해 상장 후 주가에 따라 차익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DWAC는 TMTG와 합병한다는 발표 후 이틀간 846% 폭등했다. 발표 전 주당 9.96달러에 불과했던 DWAC 주가는 10배에 가까운 94.20달러에 22일 거래를 마쳤으나 이날 급락해 59.07달러로 마감했다. 급락한 현재 주가 수준으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24억 달러 상당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고 AP통신이 전망했다.
기업 공모 전문가인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학 교수는 “트럼프와 동료 주주들이 정말 큰돈을 챙길 수도 있다”면서도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는 그 회사가 이익을 내야 하는데 미디어 업계의 경쟁적 환경을 볼 때 그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터 교수는 트럼프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이 추가 발행될 경우 주가에 부담을 주고 한 주당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새 합병회사에 대한 재정적 수치 등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문건에는 합병 이후 최소 5개월간 매각할 수 없도록 하는 ‘락업’(일정 기간 매매 금지)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 합병회사 내 소유 지분과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장 처분을 통해 이익을 볼 수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