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달고나’ 가게 드라마 팬들 몰려 인기
“어떻게 해, 우산 모양이야…”
지난 12일 점심 무렵 중국 상하이 도심 인민광장 인근 골목의 작은 가판점 앞. ‘오징어 게임’을 상징하는 ‘○△□’ 문양이 그려진 간판이 걸린 작은 가게 앞에서 이미 값을 치른 수십 명의 젊은이가 30분 이상 차례를 기다렸다가 설탕 과자 ‘달고나’가 든 은색 통을 하나씩 받아 가고 있었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 포스터가 붙은 벽 앞에 선 두 명의 직원은 각각 동그라미와 네모 문양이 그려진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세모, 네모, 별, 우산 같은 모양을 찍은 달고나를 바삐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 직원은 “주말인 그제는 손님들이 두 시간씩 이상 기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래 이곳은 커피를 팔던 가판점이었다. 그런데 최근 오징어 게임 열풍에 편승해 달고나를 덤으로 팔기 시작했다가 인터넷에서 인기 가게로 떠오르면서 ‘대박’이 났다.
이곳을 찾아와 25위안(약 4달러)을 내고 ‘달고나 뽑기 게임’에 참여한 이들 절대 다수는 ‘오징어 게임’ 드라마를 이미 모두 본 팬들이었다.
중국은 넷플릭스 서비스가 차단된, 세계에서 드문 ‘주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우회접속 방식으로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통제 시스템인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을 넘어 넷플릭스 서비스를 즐기기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또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등 해외 드라마와 영화를 불법 유통하는 스트리밍 사이트가 허다하기에 보통의 중국인들이 ‘오징어 게임’처럼 화제가 된 인기작을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최근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오징어 게임’이 중국의 60여개 불법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인 중국 내 인기는 소셜미디어에서도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속 주요 장면을 그대로 잘라 올린 영상에서부터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해 직접 만든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도 매우 다양하다.
한편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극중 인물들이 게임에 참가했을 때 입은 트레이닝복과 감시자들의 점퍼 수트와 가면과 같은 의상과 소품도 인기리에 팔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