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학력자 실업률 2.5%, 고졸 학력자 5.8%의 절반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한인 K모씨는 요즘 “대학 입학 시험에 합격하고 입학을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했다. 며칠 전 워싱턴 DC에 위치한 대학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취업 오퍼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 문이 좁은 문으로 변해 올해 취업에 실패하면 한국으로 유턴(U-turn)까지 고려하고 있던 K씨에게 미국 취업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K씨는 “연구소에서 H1비자도 제공한다고 하고 급여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며 “내년 1월 출근 이전에 한국을 방문해 쉬면서 취업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취업 시장에서 미국 대졸자들에 대한 구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취업에 성공한 대졸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규모 실업 대란이 발생하면서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문까지 좁아졌던 것과는 정반대의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대학 취업 담당관들에 따르면 화이트칼라 직종을 중심으로 대졸자에 대한 구인 수요가 증가해 대졸자들의 취업 상승세는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었고 일부 직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수준을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인주에 위치한 콜비대학교의 취업 총괄 담당관인 리사 노블은 “현재 취업 시장에서 취업 상황은 최고”라며 “지난 6월 이후 428개의 기업들의 구인 요구를 받았는데 지난해 273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취업 시장에서 대졸자 인기는 학력에 따른 실업률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 학력자의 지난 9월 실업률은 2,5%인데 비해 고졸 학력자의 실업률은 5.8%로 더 높았다. 특히 22~27세 연령대에서 대졸 학력자의 6월 실업률은 6.2%였지만 고졸자의 실업률은 9.6%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대졸자들의 취업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에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반사 이익이 작용한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대졸 학력자를 요구하는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구인 수요가 늘어난 반면 식당과 바, 호텔, 마켓 등 주로 대졸 미만 학력 소지자 수요 직종에서 오히려 실업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재택근무와 같은 코로나19 시대의 직장 근무 형태의 변화도 대졸자 취업을 부추키는 요인을 작용했다.
대졸 학력자 중에서 특히 엔지니어링, 컴퓨터 사이언스, 회계, 경제학 등을 전공한 대졸자들의 구인 인기가 더 높아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졸자들에 대한 구인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미취업 상태인 2020년 졸업자들의 취업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급 효과는 재학생들에게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가을 취업 시즌 동안 4학년 재학생들에 대한 구인 활동이 크게 증가할 뿐 아니라 3학년과 2학년 재학생들에게 인턴십 기회도 제시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