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민주당 우세했지만 경합 구도로
버지니아주가 다음 달 2일 주지사 선거를 앞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이 가미된 만큼 승패 여하에 따라 국정 주도권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지닐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번 주지사 선거전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민주당 소속 테리 매컬리프 전 주지사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후보가 맞붙은 양자 구도다.
바이든이 취임 후 투표로 유권자의 심판대에 선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주민소환 투표가 한 사례다. 뉴섬 주지사는 압도적 반대로 유임을 확정했지만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의 텃밭인지라 이 결과를 놓고 전국의 민심을 판단하긴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버지니아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10번의 주지사 선거를 보면 민주당이 7번, 공화당이 3번 승리한 반면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이 6번 이겨 민주당(4번)을 앞섰다.
다만 민주당이 직전 5번의 주지사 선거 중 4번을 이겼고, 대통령선거 역시 최근 4번 연속으로 승리하는 등 근래에는 민주당 우세지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대선 땐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10%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러나 현재 주지사 선거전은 경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매컬리프 후보는 영킨 후보를 3.5%포인트 차로 앞선다. 비슷한 매체 ‘538’의 분석에선 2.5%포인트 우위에 불과하다.
지난 8월 1일 기준 6.8%포인트이던 격차가 줄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 양상에 접어든 것이다. 2017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때는 민주당이 8.9%포인트 차로 공화당을 이겼다.
이런 흐름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의 대혼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등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악재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 선거 결과는 단기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과제 추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와 사회복지 지출 확대를 위해 4조 달러 규모의 예산 확보를 놓고 의회와 힘겨루기 중이다.
연방부채 한도 상향 등 의회와 협상이 필요한 사안에서도 정국 주도권 유지가 긴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11월 연방 상·하원 의원을 뽑기 위한 중간선거의 풍향계로서도 이번 선거에 큰 의미가 있다.
가뜩이나 역대 중간선거는 집권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버지니아를 놓치면 여권 내 비관론이 커질 수 있다.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50대 50 동석인 상원 재탈환은 물론 의석수가 근소하게 뒤진 하원도 다수당 지위에 오르며 의회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CNN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미 전역의 풍향계로서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며 민주당이 패배하면 내년 중간선거와 관련해 극도의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백악관은 버지니아 승리를 매우 필요로 한다”며 백악관은 공화당의 승리 시 바이든의 지지도와 영향력이 쇠퇴하는 신호로 보여질 것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