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도움으로 가족 국경 넘어 가명으로 언론에 지원 호소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난 당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구조에 도움을 준 아프간 통역사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탈출에 성공했다.
CNN은 아프간전 때 미군 통역사로 일한 아만 할릴리가 아프간을 탈출해 파키스탄에 도착한 뒤 파키스탄도 떠났다고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할릴리는 아내와 네 아이를 포함해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 국경까지 600마일 이상 이동한 뒤 지난주 아프간 국경을 넘었다. 할릴리는 미국의 퇴역군인, 국무부 등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상원의원 시절이던 2008년 존 케리, 척 헤이글 상원 의원과 함께 아프간 방문 일정을 수행하던 도중 블랙호크 헬기가 눈보라로 불시착해 외딴 계곡에 조난을 당했다.
미 육군 통역사로 근무하던 당시 36세의 모하메드는 이 구조 작전에 참여했었다.
할릴리는 수년간 아프간을 떠나려 했지만 실패했고, 지난 6월에도 미국에 특별 이민비자를 신청했으나 그가 일하던 방위산업체에서 필요한 서류들을 잃어버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할릴리는 미국의 아프간 철군 및 대피가 끝나던 지난 8월30일 월스트릿저널에 모하메드라는 가명으로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저와 제 가족을 구해주십시오. 저를 잊지 마세요”라며 구조 요청을 보냈다.
이후 폭스뉴스에 출연해 “저와 제 가족을 잊지 말아달라. 지금 아프간은 매우 힘들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고 거듭 도움을 요청하며 미국에 배신감을 느낀다고도 토로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당시 “우리는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그를 찾아 데리고 나올 것”이라고 구조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