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뉴욕 총영사관 등 외교네트웍 구축비 전용
LA와 뉴욕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들이 외교관들이 주재국 주요 인사와 인맥을 쌓는데 쓰라는 취지로 편성된 ‘외교 네트웍 구축’ 예산을 엉뚱한 곳에 써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국회 외통위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2020~2021년 7월 외교네트웍 구축비 집행현황’ 감사 결과에 따르면 LA 총영사관은 공개행사인 유공자 표창전수식을 원칙대로 사업비 혹은 주요행사비로 집행하지 않고 이 비용을 외교 네트웍 구축비에서 전용해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태규 의원실이 밝혔다. 또 뉴욕 총영사관은 현지 한인 사진전 행사에 축하화환을 보내는 데 역시 외교 네트웍 구축비를 마음대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공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교 네트웍 구축비는 과거 특별활동비로 쓰여진 예산으로, 주요 외교 인사와의 비공개 외교활동 등에 한해 법인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지 국가 주요 인사들과의 네트웍 구축, 정보수집 등 대외 보안성이 필요한 외교적 업무 수행을 위해 특별비로 편성한 예산인 것이다.
이태규 의원실은 주요 공관 39곳 중 38개 공관에서 집행지침 위반 및 부적정 집행 사례가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대외 보안이 불필요한 인사, 한국 정부·민간 단체 관계자 등과의 교류에 외교 네트웍 구축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는데 주재국 외교인사를 대상으로 대외보안이 필요한 업무를 하라고 편성된 예산이 엉뚱한 데 사용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익을 위해 집행돼야 할 외교 네트웍 구축비가 외교관이 아닌 공관장 배우자의 모임 회비 납부에 쓰인 사실도 드러났다. 주미 대사관과 시카고 총영사관의 대사 배우자의 모임 회비 납부에 외교 네트웍 구축비를 사용했고, 특히 주미 대사관의 경우 호텔 관계자, 한국 기업 관계자 등과의 식사에서 이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의원실은 밝혔다.
이태규 의원은 “보안이 요구되는 긴요한 외교활동을 위해 쓰여져야 할 예산의 목적외 사용과 오집행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면 기강해이와 해당 외교사업의 적절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엄중한 감사와 계도를 통해 국민 혈세의 누수를 막고 전략에 맞는 최적화된 외교활동을 이끌어 낼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