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의 비중이 80%를 넘어선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CNN 방송은 20일 기준 미국에서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7천55명으로 1주 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보도했다.
또 2주 전의 평균 확진자 1만3천665명과 견주면 2.7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감염 확산 속에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자격이 안 되는 어린이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지난 8∼15일 2만3천550여명의 어린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고됐는데 이는 6월 말과 견줘 거의 2배로 증가한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어린이 감염자도 미국의 전체적인 확진자 추이를 따라 몇 달간 감소세를 보여왔는데 이런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특히 이번 증가세는 새 학년도가 시작되는 개학을 몇 주 앞두고 나타났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백신을 맞지 않은 개인들이 너무 많이 델타 변이에 감염되면서 어린이들도 거기에 휩쓸려 가고 있다"며 "새 학년도가 시작되면서 이것이 사태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2세 미만 어린이에겐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 자격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백신을 임상시험 중이지만 올해 연말이 돼야 긴급사용 승인이 날 것 같다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최근 밝혔다.
또 화이자는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가 9월쯤 나오면 같은 달 중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비에르 베세라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90일 연장하는 갱신안에 서명했다. 몇몇 주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특히 우려스러운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28%인 9천100만여명이 코로나19 전파가 높은 카운티에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에 대한 대응을 새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마스크를 벗기로 한 결정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학 방문교수는 "우리는 한 달 전과 크게 다른 지점에 있다"며 "따라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의 선례를 따라 백신 접종자와 미(未)접종자가 섞여 있는 장소에서는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기업체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은 확대 중이다.
뉴욕시의 병원·진료소는 8월부터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거나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애리조나주의 최대 민간 사업장인 비영리 의료서비스 기구 배너헬스도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배너헬스는 델타 변이의 확산을 의무화의 이유로 들며 "제한적 예외를 빼고는 모든 팀 구성원들은 11월 1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