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나, 삭신이 쑤시네.” 무릎관절이 붓고 아프고 뻣뻣해질 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무릎관절 염증 원인을 무리한 활동이나 노화 탓으로 여겨 방치하거나 파스ㆍ진통제로 증상을 완화하려 한다. 그런데 무릎관절 염증을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간 관절은 물론 폐ㆍ심장까지 위협할 수 있다.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관절염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노화ㆍ비만ㆍ과도한 관절 사용 등으로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면역체계 고장으로 정상 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이 두 가지 관절염 모두 관절의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 질환이다 보니 관절에 국한된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연아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엄연히 다른 질환으로 원인과 증상 또한 다르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주로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고 붓는 ‘조조 강직’이 특징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ㆍ손목 등 작은 관절에서 통증ㆍ부종이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ㆍ팔꿈치ㆍ무릎ㆍ엉덩이관절로 확대되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폐ㆍ혈관까지 침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고령에 무릎이나 엉덩이관절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력ㆍ흡연ㆍ치주염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관절염은 평생 치료해도 낫지 않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난치병이 아니며 꾸준히 치료하면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다”며 “관절 내 활막 염증에 국한되지 않고 관절을 파괴하고 변형시키며 온몸으로 퍼져 골다공증ㆍ간질성 폐질환ㆍ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기에 조기 진단ㆍ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증상 호전됐다고 약물 복용 중단 안 돼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통증과 염증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는 관절 손상과 전신 합병증을 억제하는 것이다. 초기에 정확히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매우 높다. 완치라는 개념은 없지만 꾸준한 약물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고 관절 변형과 기능 소실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연아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연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관절 염증 억제는 물론 질병 경과를 바꾸는 강력한 항류마티스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약물인 항류마티스제는 면역을 조절해 관절염 진행을 억제하고, 치료 후 경과를 개선시키지만 기존 항류마티스제만으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주사 치료인 생물학적 제제나 먹는 JAK 억제제로 질병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꾸준한 치료와 함께 혈액검사, X선 검사, 관절 초음파검사로 염증 수치 및 관절 변형 정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잠깐 호전됐다고 해서 복용 중인 약물을 끊으면 안 된다. 질병이 없어진 단계인 ‘관해(寬解ㆍremission)’ 상태에 이를 수 있지만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과 함께 질환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병을 빨리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