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11경기, 68일 만에 승리를 챙긴 김광현은 이제야 승리 시계가 멈춘 시간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김광현은 30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사사구 1실점 하며 시즌 2승(5패)째를 따냈다.
타석에서도 결승 2루타를 치는 등 1타수 1안타 2타점, 희생 번트 1개로 활약했다.
세인트루이스는 7-4로 승리하며 3연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1경기, 68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김광현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아무리 길어도 6∼7경기가 지나면 승리를 챙겼는데, 이번에 내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하는 동안 ‘다음 경기에는 이기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연패 기간이) 길어졌다. 오늘은 실점을 최소화하고, 매 타자에 집중했는데 그런 간절함이 행운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공 96개로 5이닝을 채웠다. 실점을 막고자, 신중하게 투구하다 보니 투구 수가 늘었다.
그는 “직구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 지난 등판(6월 2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4⅓이닝 7피안타 4실점)에서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서 이번에는 ‘점수를 주지 않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며 “코너 워크에 신경 쓰다가 볼이 많아졌다. 제구는 개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광현은 애리조나전에서는 타격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라일스 스미스의 시속 149㎞ 싱커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김광현이 프로에서 처음 친 장타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처음으로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외야수가 전진 수비를 해서 운도 따랐다”며 “배트를 조금 가벼운 것으로 바꾸고 훈련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안타 비결을 설명했다.
김광현은 ‘운’을 강조했지만, 감독과 동료들은 김광현의 재능에 주목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운동 신경이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폴 골드슈미트는 “김광현의 2루타로 우리 팀이 주도권을 쥐었다”며 “김광현은 좋은 스윙을 한다.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2회말 2타점 2루타를 친 김광현은 더그아웃에서 애덤 웨인라이트와 고개를 숙이는 ‘인사 세리머니’를 했다.
김광현은 “타격 훈련을 하며 웨인라이트에게 ‘홈런 언제 보여줄 건가’라고 물었다. 웨인라이트가 (올해는 16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타격에 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웨인라이트가 내일 타자 친화적인 쿠어스필드에서 경기를 치른다. 내일 웨인라이트가 시즌 첫 홈런을 치고, 또 인사 세리머니를 또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