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랜스에 거주하는 한인 최모씨는 최근 한국에 사는 형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직장에서 휴가를 받아 코로나 백신도 맞을 겸 휴가차 부부가 미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통보받았다.
또 미 시민권자이지만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정모씨도 이달 LA를 방문, 1차 코로나 백신을 맞았으며 2차 백신을 맞은 후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같이 최근 몇 달간 한국에서 미국으로 소위 ‘백신 여행’을 오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로 한국에서 해외여행이 1년 이상 사실상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미국으로 백신도 맞고 여행도 하는 백신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백신 공급이 딸리면서 백신 접종률이 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이고 65세 이하인 경우 아직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한국의 경우 65세 이하에게는 미국에서 접종해주는 화이자나 모더나 코로나 백신에 비해 효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또는 존슨앤존슨 백신을 주로 놔주기 때문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무시 못 할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해외 여행을 못간 상태에서 이왕이면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미국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가주의 경우 미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방문객까지 ‘가주 주민’으로 간주해 백신을 접종해주고 있다. 그만큼 미국은 백신 공급이 차고 넘칠 만큼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1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고 2차 백신을 곧 맞을 예정인 정모씨는 “한국에서도 화아지나 모너나 백신을 선호하는데 물량이 딸려 주로 어르신 위주로 접종을 해주고 있다”며 “코로나로 1년간 못 본 자식들도 보고 가장 좋다는 화이자 백신도 맞을 수 있어 미국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 한인들은 1차 접종 후 3주 기다리면 2차를 맞을 수 있는 화아자 백신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빠르면 한 달 내에 백신 접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있는 한인들은 4주 간격의 모더나 백신도 많이 맞는다.
한인 여행업계와 요식업계에 따르면 이같이 백신과 관광, 가족상봉을 위해 미국으로 오는 한국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당분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니 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한인 관광업계는 지난달부터 가주 내 경제 봉쇄가 한층 완화되면서 한국 백신 관광객이 부쩍 늘기 시작했으며 오는 15일 경제 봉쇄가 사실상 완전히 풀리면 또 한 차례 미국 방문 붐이 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인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미 국내 여행상품을 예약하는 고객 중 상당수가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해 백신을 맞으면서 여행과 휴가 즐기는 한국인”이라며 “최근 일부 미국 여행 상품의 경우 3분의 1에서 많게는 2분의 1이 이같은 한국 백신 여행객”이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