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빚 빌리기위해 스님 만나
술 많이마셔 당시상황 기억못해
지난 2008년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목우스님 살해사건의 용의자 정원용씨가 13년 만에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버지니아 퍼퀴어카운티 순회법원 대배심은 24일 목우스님(본명 박두칠, 당시 56세) 살해사건의 용의자 정원용(62)씨를 2급 살해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말 거주지인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의 둘루스에서 체포된 바 있다. 정씨는 보석 없이 수감 중으로 오는 6월10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40년형이 처해질 수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씨는 2008년 6월23일 혹은 24일 정토사에서 목우 스님을 여러 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결과 정씨는 당시 여자친구의 빚 3,000달러를 갚기 위한 돈을 빌리기 위해 목우 스님을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씨는 이미 2010년 이번 살인사건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살인사건과 무관한 혐의로 라스베가스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정씨를 인터뷰한 FBI 요원은 법정에 출석해 정씨가 6월23일 밤 목우스님과 맥주 18병 등 술을 마셔 당시 피해자가 살해당했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또 이 요원에 따르면 당시 정씨가 아침에 일어나 침실에 갔을 때 목우 스님이 피를 흘린 채 사망한 채 누워있었다고 증언했으며, 그 뒤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증언했다. 정씨는 왜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냐는 FBI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목우 스님은 그해 6월29일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이후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으며, 지역의 8대 미제사건 중 하나로 분류됐다.
한편 목우 스님은 1998년 도미한 이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스프링필드에서 정토사를 운영했으며 그 뒤 2004년 사찰을 퍼퀴어 카운티 마샬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목우 스님은 혼자 사찰에 기거하면서 지역 한인들에게 침과 뜸으로 한의 치료를 제공해 한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알려졌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