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8년만에 상용화 앞둔 디지털 위안화, 미국 견제 본격화

미국뉴스 | 경제 | 2021-04-21 09:09:26

디지털위안화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디지털 화폐 2.0을 향한 경쟁(race)이 시작됐다.”

최근 미국 씨티그룹은 보고서 ‘돈의 미래’에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힌 국가가 지난 2017년 65%에서 지난해 86%로 늘어났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현재 통용되는 ‘계좌 연동식’ 디지털 화폐 1.0과 달리 CBDC로 대표되는 디지털 화폐 2.0은 액면가를 가진 토큰을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 지갑에서 꺼내쓰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월가는 중국이 CBDC로 세력 확대를 꾀하고 미국이 이를 견제하며 양국 간 ‘신화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CBDC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BDC를 도입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CBDC 연구에 착수한 국가가 많아진 것은 물론 CBDC 실험에 나섰다고 밝힌 국가도 2019년 10%에서 지난해 14%로 늘었다.

 

CBDC와 관련해 중국이 가장 앞서고 있다. 중국은 2014년 CBDC 연구에 착수한 뒤 지난해 쑤저우와 선전·청두 등에서 CBDC 실험을 벌였다. 실험 당시 거래된 CBDC 규모만도 3억 달러가 넘는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CBDC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넘어 이제 CBDC 분야에서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중국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의 무창춘 소장은 국제결제은행(BIS)에 CBDC의 유통 방법과 정보 교류, 감시 등에 대한 국제 규칙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CBDC인) 디지털 위안화를 국제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사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로, 실물 현금과 같다. 중국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온라인 간편 결제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그럼에도 디지털 위안화가 주목받는 것은 편리함 때문이다. 가상 현금 거래 방식이어서 결제 시스템 간에 호환되지 않는 번거로움을 피해갈 수 있다. 알리바바 쇼핑몰 이용자는 위챗페이로 결제할 수 없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관광객도 중국 내 계좌가 없어도 자국 화폐를 디지털 위안화로 환전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관련 연구에 착수한 지 8년 만인 내년 공식 출범을 앞둔 디지털 위안화를 경계하는 이유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의 리보 부총재가 “디지털 위안화는 ‘국내용’이며 달러 패권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방어막을 쳤지만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디지털 위안화를 연계하는 상황이다. 실제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따른 중국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액이 15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 중 25%가 위안화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위안화 블록’을 만든 뒤 디지털 위안화 국제화 실험을 이 블록에서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디지털 위안화가 ‘페트로 달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중국과 원유 300만 배럴을 위안화로 거래했다. 이는 세계 주요 석유 회사 중 원유를 달러가 아닌 위안으로 거래한 첫 사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이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넘어 디지털 위안화까지 강제한다면 원유 업계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미국도 달라지고 있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CBDC 개발이 시급하지 않다는 입장에서 최근에는 디지털 화폐 도입 논의에 고삐를 바짝 죄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미 의회에서 처음으로 관련 논의를 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디지털 화폐를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공고한 달러 패권을 고려하면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기축통화가 되려면 건전한 펀더멘털과 개방된 금융 시스템이 중요한데 중국은 아직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이 디지털 달러를 개발하기만 하면 다른 화폐보다 매우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곽윤아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특파원시선] 외식비 줄이는 미국… ‘30% 요구’ 팁 공포도 한몫?
[특파원시선] 외식비 줄이는 미국… ‘30% 요구’ 팁 공포도 한몫?

주문 금액의 18∼30% 더 내게 하는 팁 문화…고물가 속 소비자 부담 가중 올해 관세 등 영향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연일

19개주, 트럼프 전문직 비자 '10만불 수수료'에 소송
19개주, 트럼프 전문직 비자 '10만불 수수료'에 소송

"트럼프, 부과 권한 없어…필수비용만 징수하게 한 연방법 위반"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포고문에 서명한 트럼프[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뉴욕 백화점서 아기 기저귀 갈던 엄마, 정신질환자에 흉기피습

범행 40대 여성 체포…피해자는 LA에서 온 여행객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화장실에서 아기 기저귀를 갈던 30대 여성이 정신질환을 앓는 40대 여성에게 흉기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시드니 유명 해변서 총기난사로 11명 사망…용의자 1명 사살
시드니 유명 해변서 총기난사로 11명 사망…용의자 1명 사살

29명 부상·또다른 용의자 1명 중태…현지 매체 "유대인 행사 표적 공격 추정"이스라엘 대통령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이 유대인들에게 잔혹한 공격" 호주 시드니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

인도 투어 나선 축구스타 메시…경기장 조기 퇴장에 팬들 난동
인도 투어 나선 축구스타 메시…경기장 조기 퇴장에 팬들 난동

고가 입장권·정치인 독점 논란…화난 팬들 경기장 파손하며 분노 표출  13일 인도 콜카타 솔트레이크 경기장에서 리오넬 메시를 기다리던 인도 팬들이 메시가 인도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

조미김, 미국 수출관세 ‘면제’됐다…K-김 최대시장서 날개
조미김, 미국 수출관세 ‘면제’됐다…K-김 최대시장서 날개

올해 대미 김 수출 2억3천만달러… “관세 15%→0%, 수출에 도움”올해 전 세계 김 수출액, 처음 11억달러 돌파 기대  [연합뉴스]  한국 김의 최대 해외 수요처인 미국이 우

아이비리그 브라운대서 총격…최소 2명 사망, 8명 중상
아이비리그 브라운대서 총격…최소 2명 사망, 8명 중상

용의자 아직 못 잡아… “검은 옷 입은 남성” 2025년 12월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브라운 대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 근처에 경찰 차량이 서

“경제 불황?”…경제 상황도 계층간 격차 심화
“경제 불황?”…경제 상황도 계층간 격차 심화

공화당 지지층, 집권당 지지층주식 보유자, 증시 역대급 상승고소득 가구, 생필품 지출 적어35세 미만, 전통적으로 낙관적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지수는 최근 4개월 연속 하락해 역대

QNED, QD-OLED?… 연말 TV 구매 전 용어부터 이해
QNED, QD-OLED?… 연말 TV 구매 전 용어부터 이해

과거 가격 변동 확인해야구매 전 설치 장소부터거실용 TV 최소 4K해상도일반 가정 55~65인치 적정연말연시는 새 TV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알쏭달쏭한 TV

노화의 신호, 흰머리는 왜 생기나… 막을 방법은?
노화의 신호, 흰머리는 왜 생기나… 막을 방법은?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 고갈이 핵심유전·영양결핍·스트레스·흡연 등 요인줄기세포 재배치·멜라닌 재활성 가능성전문가들“근본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