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총격범, 정신문제 후 또 합법 구매
미국에서 총기난사 참극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총기 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난 15일 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페덱스 창고에서 19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에 8명의 목숨을 앗아간데 이어 주말 사이에도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잇달아 모두 6명이 추가로 숨졌다. 특히 인디애나폴리스 총기난사 사건은 총격범이 정신질환 문제로 총기를 압수당했는데도 몇 달 뒤 합법적으로 더 위험한 총기를 구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미국의 구멍 뚫린 총기 문제 실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애틀랜타 연쇄총격 참극 이후 최근 한 달 새 미 전역에서 1명 이상이 사상한 총기난사 사건은 최소 5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인디애나폴리스 페덱스 시설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는 정신 문제가 있는 19살의 브랜던 홀(사진)이 주차장에서 총으로 4명을 숨지게 한 뒤 건물로 들어가 추가로 4명의 목숨을 빼앗은 사건이다. 용의자는 총격 후 경찰이 출동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가 정신질환 병력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사법 당국에 구금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찰은 총격범의 모친이 지난해 3월 아들의 정신 상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샷건을 한 정 압수했다. 당시 모친의 신고로 홀은 인디애나폴리스 경찰에 일시 구금되기도 했다.
그러나 홀은 같은 해 7월과 9월 반자동 공격용 소총 2정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고 랜들 테일러 인디애나폴리스 경찰국장이 전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는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규제법인 ‘적기법’(Red Flag Law)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적기법은 2018년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이후 전국적으로 도입 목소리가 높아진 대표적인 총기 규제법 중 하나다.
인디애나폴리스 페덱스 시설 총격 참극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주말 사이 또 총격 사건이 잇달아 모두 6명이 숨졌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45분께 위스콘신주 남동부 커노샤의 한 술집에서 누군가 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쏴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커노샤 카운티 세리프국은 술집을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은 한 고객이 잠시 후 돌아와 술집 안팎에서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창 붐빌 시간대에 벌어진 이날 총격으로 2명은 현장에서 즉사하고,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중상자 외에 다수의 경상자가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1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동원돼 수색 중이지만 아직 용의자는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1명 이상의 총격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커노샤는 지난해 여름 경찰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의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해 불구로 만든 사건으로 유혈 시위가 벌어진 현장이다.
텍사스주에서도 역시 3명이 숨지는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아파트에서 성인 남녀 3명이 총격에 사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낮 시간대 샤핑몰이 인접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사건이어서 무장한 경찰특공대와 경찰 헬기, 다수의 응급대원들이 신속하게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