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개월을 갓 넘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주변에서 벌써 재선 도전설이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대통령 4년 중임제인 미국은 한 번 당선되면 재선까지 도전하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최고령인 만 78세로 취임했는데, 나이 탓에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당선되더라도 연임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설왕설래의 대상에 올랐다. 특히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3월 후원자들과 만남에서 “나는 스스로 과도기 후보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해 단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4일 ‘바이든이 자신을 재선까지 하는 대통령으로 바라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를 둘러싼 인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재선 도전을 얘기하고 있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한 오랜 보좌관은 더힐에 “나는 그가 재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인사도 “바이든이 측근들에게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모두 그가 출마하리라 추측한다”고 예상했다.
바이든 측의 또다른 인사는 바이든이 취임 이래 향후 4년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한 뒤 “그는 믿을 수 없는 두 달을 보냈다. 모든 비관론자에게 매일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에서는 이전부터 재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오랜 정치 자문역을 해온 여동생인 발레리 바이든은 작년 11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절대적으로 연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친구이자 측근인 크리스 쿤스 상원 의원은 지난 1월 “그는 다시 출마할 계획이 있다. 기꺼이 도전하려고 한다”며 재선 도전을 기정사실로 하는 발언을 했다.
더힐은 작년 대선 때 근소한 승리를 고려할 때 바이든이 재선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당내 일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의 추파를 던지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최적의 대항마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측근들은 대통령직 초기 상황이어서 현시점에서 2024년 대선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반응도 보인다. 한 보좌관은 “그는 아직 백악관 참모진도 완전히 구성하지 못했다”며 “그가 최종 결정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비록 재선 도전을 않기로 결심하더라도 레임덕 상태를 피하려면 불출마 공식 발표를 늦추는 것이 이득이라는 반응도 보인다. 민주당 전략가인 자말 시먼스는 “바이든은 분명 재선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열차는 늦게 출발시키는 것보다 멈추기가 더 쉽다.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은 많은 일들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