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성 중독'(sex addiction)이 범행의 한 원인이 됐다고 시사했지만 성 중독은 의학적 질환으로 인정되지 않는 개념이라고 CNN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CNN은 애틀랜타 일원 마사지숍에서 일어난 연쇄 총격 사건으로 논란이 되는 성 중독 개념이 다시 표면화했다고 짚었다.
성 중독은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체포한 경찰의 브리핑에서 나왔다. 애틀랜타 경찰과 시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롱이 스스로에 대해 성 중독 가능성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한 것이다.
그러나 CNN은 성 중독이란 용어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살해범들이 이를 범죄의 동기로 주장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성 중독은 인정되지 않는 정신질환적 진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중독 여부를 판정하는 황금률이 어떤 약물이나 행동, 활동이 특정한 뇌의 수용체를 자극해 반응을 일으키느냐이기 때문이라고 컬럼비아대학 지브 코언 정신의학 조교수는 말했다.
코언 조교수는 이것이 중독의 신경생물학적 증거라며 도박을 하거나 약물·술을 섭취한 사람에게서는 관찰되지만, 성·음란물 중독자로 판정된 사람에게서는 대체로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의료 전문가들이 정신장애를 진단할 때 권위 있는 지침으로 삼는 미국정신의학협회(APA)의 '진단·통계적 정신장애 매뉴얼'에 성 중독을 넣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거부당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컬럼비아대학의 정신의학 교수 폴 애펄바움은 중독의 증상에는 행동 통제의 어려움이나 사회적 장애, 자신에게 뚜렷한 신체적 위험을 야기하는데도 지속해서 위험하게 사용하는 것, 약물의 경우 내성과 금단 증상의 발현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통상 이런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성 중독을 중독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신과 의사들은 또 성적 취향의 수위나 특징을 병적인 것으로 특징화하기를 주저한다.
일례로 미국 정신의학계는 수년간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규정해온 아픈 유산이 있다고 코언 교수는 말했다.
코언 교수는 또 "만약 성 중독이라고 불리는 게 있다고 하면 실제론 그게 없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성생활, 성 충동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 충동과 건강하지 않은 성 충동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코언 교수는 덧붙였다.
CNN은 다만 성 중독이 임상학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성과 관련돼 문제를 겪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