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출장이나 여행을 갈때나 취업활동을 할 때 소위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 자유로운 경제 생활에 활용하는 이른바 백신 여권을 개발해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항공·IT 업계를 중심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연방정부 관계기관에서 백신 여권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아직 없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와 IT 기술업체들을 중심으로 백신 여권 개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달 LA 카운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정보를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인 ‘애플 월렛’에 저장하는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
필요시 언제든지 백신 접종 정보를 열람하고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방식의 백신 증명서의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CNBC는 백신 여권과 관련해 현재 미국 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구체적인 공조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제3자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백신 접종 결과를 확인하고 전송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달 백신 여권과 관련한 회합을 가졌지만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백신 여권과 관련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 항공업계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 수요의 감소로 불황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로서는 백신 여권이 개발되어 신분증과 함께 백신 접종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블록체인 기반의 백신 여권인 ‘IATA 트래블패스’를 올해 1분기 내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앱 형태인 트래블패스는 항공기 승객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검사 결과와 여권 정보를 화면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항 내 수속 절차도 간편해지고 자유로운 해외 여행 시기를 앞당겨 항공 및 관광 산업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IATA의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 정보통신(IT)업체들과 헬스케어 기술업체 서너(Cerner) 등도 코로나19 백신 여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백신인증계획’(VCI)로 불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구글 페이와 같은 디지털 지갑에 암호화된 디지털 사본을 저장하는 기술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