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수수료 대폭 인상 조치를 임시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2일부터 1,160달러로 2배 가까이 인상될 예정이던 시민권 수수료 등 각종 이민서류 수수료 조정안 시행은 당분간 시행이 어려워졌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 제프리 와이트 판사는 지난달 29일 이민 수수료 인상 주체인 연방 국토안보부의 전·현직 장관에 대한 임명이 합법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불법적인 조치라고 판단하고 수수료 인상 조치의 효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수수료 인상 조치를 임시 중단할 것을 명령한다고 판결했다.
또 와이트 판사는 “국토안보부가 예고한 대로 이민 수수료가 인상될 경우 저소득 이민자들은 이민행정 처리에서 심각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날 법원의 결정이 반발해 연방 제9순회 항소법원에 항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결정이 언제 나오게 될 지 불투명해 당분간 현행 수수료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소요 예산을 수수료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민서류 처리를 위해서는 인상이 불가피하며, 예산 부족으로 이민 행정이 중단될 수도 있어 수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와이트 판사는 판결문에서 “수수료 인상 시행일을 예정대로 준수하게 될 경우, 저소득 이민자 등 취약계층이 이민혜택을 신청할 수 없게 되고, 인도주의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빠질 수 있어 더 큰 공공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며 “수수료 인상 조치의 절차적 합법성과 수수료 인상 타당성에 대한 법적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인상안 시행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수수료 인상을 비판해 온 이민자와 이민자옹호 단체들의 승리로 평가된다. 수수료 인상 조치를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한 이민자권익옹호단체 ‘바운들리스’ 측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고, 수수료 인상을 막기 위해 끝까지 법률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