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단계 행동 취할 것"…9·19 군사합의 파기·개성공단 철거 등 조치도 우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 제1부부장은 13일 담화를 내고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면서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해 대적사업 연관 부서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해 사실상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2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당장 해낼 능력과 배짱에 있는 것들이라면 남북관계가 여지껏 이 모양이겠냐"며 "보복계획은 대적 부문 사업의 일환이 아니라 국론으로 확고히 굳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절대로 다쳐서는 안될 무엇을 잘못 다쳐놓았는지를 뼈아프게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이른바 '최고존엄'을 모독한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았다.
그는 "말귀가 무딘 것들이 혹여 '협박용'이라고 오산하거나 나름대로 우리의 의중을 평하며 횡설수설해댈 수 있는 이런 담화를 발표하기보다는 이제는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고 말해 행동에 착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철거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북한은 전날 자정께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담화를 내놓고 이날 오후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부장이 담화를 발표하는 등 24시간 동안 3차례에 걸쳐 대미·대남 압박 메시지를 내놨다.
장 통전부장도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평가절하하며 "(남측과)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 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북한은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거론한 연락사무소 철거 및 9·19 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철거 등의 조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합의 파기는 곧 대남 군사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추후 정세 변화에 따라 김 위원장이 경색 국면을 뒤집을 가능성도 희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권한을 받아 남한에 대한 보복을 주도하는 만큼 대남사업 총괄자이자 북한 내 권력 2인자로서 입지도 재확인됐다.
<연합뉴스>